[Opinion] 무서운 아이들의 무모함, 범죄. 누구의 잘못인가? - 영화 ‘고백’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4.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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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세상은 충격적인 보도로 발칵 뒤집혔다. 인천에서 10대 여학생이 초등생 여아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초등생 여아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격적이었고, 믿고 싶지 않은 사건이었는데, 가해자가 10대 여학생이라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가해자의 나이는 17세. 소년법에 적용이 되는 나이이다. 최고 형량을 받을 만한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성인이라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훨씬 적은 형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사건을 접하게 되었을 때, 바로 떠올랐던 영화가 있었다. 일본 영화 ‘고백’이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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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영화 ‘고백’은 교실 안, 한 교사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 교사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 진다. 그러자 교사는 아이들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얼마 전 학교 수영장에서 죽은 자신의 딸이 자신의 반 학생에게 살해당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소년법에 적용되는 청소년이기 때문에 사회는 그들에게 죗값을 치를 만한 처벌을 내리지 않고, 단순 사고사로 사건을 종결한다. 사회가 그들에게 합당한 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직접 자신이 벌을 내리겠다는, 딸을 잃은 한 교사의 처절한 복수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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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정말 생명이 소중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일까? 극 중 교사의 딸을 죽인 학생들의 살해 동기는 생각한 것만큼 엄청난 이유도 아니었다. 그저 장난 같은 사소한 이유 였고, 하찮은 말다툼이나 자존심에 의해서 이러한 엄청난 비극을 저지르고 말았다. 왜 이렇게 그들에게는 생명이 가벼운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었을까. 그들에게 살인은 엄청난 죄로 여겨지지 않았을 수 있다. 어른들 만큼 그들은 잃을게 적으니까.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어리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으니까,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지 않아도 되니까. 사회가, 부모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라는 이유를 들어 면죄부로 삼은 것은 아닐까.

 과연, 이 사회가 그저 어른들의 보호를 받는 청소년 이라고 해서 죄의 무게에 비해 합당하지 않은 처벌을 내리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것일까? 최근에 벌어진 초등생 살인사건과 같이 가해자의 나이는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범행 수법도 더욱 잔혹해 지고 있다. 오히려 그들의 살해 동기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더욱 섬뜩하기도 하고 그만큼 심각성이 크다. 물론 그들을 외면해온 어른들의 무관심이 내면의 공격성을 표출하게 된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절대 저지르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말이다. 지금 현재의 소년법이 이제는 사회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줄 수만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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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쩔 때는 티 없이 맑기도 하지만 한 없이 어둡기도 한 나이, 10대. 어쩌면 양면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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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더욱 위태롭고, 불안하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어야 하고, 비참한 길로 향하지 않도록 성장 과정에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 해결책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영화 ‘고백’ 속 교사의 복수가 반복되지 않게끔 말이다.


[심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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