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 展- 알폰스 무하

글 입력 2016.12.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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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 展
알폰스 무하



오랜만에 만나는 알폰스 무하 전시지만, 3년 전 전시가 그리 오래 되었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에는 그를 만나러 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거대한 여신이 군중을 사로 잡듯 대형 아트 월 (Art Wall)을 장식한 전시관 입구는 다시금 알폰스 무하의 예술 세계로 안내하는 듯 하였다.

 
이전 전시가 생애 알폰스 무하의 예술관과 인생에 포커스를 두었다면, 이번 전시는 그에게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끼친 제 3의 인물들과 세계를 보다 더 집중하여 보여준 전시였다. 그가 남긴 명언들과 작품들을 연계하여 소개한 점도 좀 더 깊이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획이라 생각하였다. 더불어 이 기획에 참여한 멤버 중, 바로 알폰스 무하의 손자인 존 무하가 운영하는 알폰스무하재단이 함께 하여 전시 외에도 알폰스무하가 창시한 아르누보 양식과 이와 관련된 특강도 준비가 되어 미술사의 통찰력을 키우는 데에 좋은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

 앞서 소개한 프리뷰에서처럼 이번 전시는 여섯 섹션으로 나뉘어 ‘모던 그래픽’이라는 분야가 그리고 그를 이끈 선구자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섹션 명인 이 전시의 키워드와 같으니 아래를 참조해 주기 바란다.

 
제 1장- <프롤로그, 무하 스타일을 완성하다 Prologue, Making of the Mucha Style>, 2장 <스토리텔링의 예술, The Art of Storytelling>, 3장 <광고 예술 The Art of Advertising>, 4장 <만인의 예술가 Picture Maker for Ordinary Poeple>, 5장 <미(美), 일상생활의 영감 Beauty- Inspiration for Lifestyle> 마지막 6장, <에필로그- '무하 스타일' 이후의 이야기 Epilogue- The After of 'le style of Mucha'>

 
언제나 늘 그렇듯이, 알폰스 무하의 전시는 몽환적이면서도 여성적인 섬세함이 매력이랄까? 10여년 전, 발렌타인데이 체코 프라하에서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의 작품은 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그 당시 구입해 온 포스터와 카드들은 아직도 내 방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고 말이다.

 

여섯 섹션을 모두 소개하기는 어려우니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꼽자면 아래와 같다. 먼저 폴 고갱과의 우정이다.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중 하나이자, 타이티 섬에서 살며 평생을 자신의 작품에 헌신적이었던 그가 알폰스 무하와 돈독한 사이였다니, 어디에 이런 멋진 조합이 있을까? 고갱 전시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기 바란다.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관람한 후기다.


폴 고갱과 알폰스 무하, 상상만 해도 멋지다. 그 당시 둘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교감을 나누었을까? 서로의 작업을 응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사이, 우리가 바라고 우리가 원하는 우정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두 번째, 그를 화가이자 예술가적 입지를 다지게 해 준 뮤즈인 사라 베르나르 Sarah Bernhardt를 언급하고 싶다. 프랑스 연극배우로 인기 몰이를 하던 그녀였지만, 알폰스 무하와의 만남은 말 그대로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처럼 그녀를 여신으로 등극시키는 기회가 되어 주었다. (당시 그녀의 애칭 또한 여신 사라 였다고 한다.) 사실 그녀의 삶은 알폰스 무하가 화폭에 담아 놓은 그림과는 상반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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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모델로 삼아 그려진 알폰스 무하의 작품


아버지는 그녀를 버렸고, 어머니는 창녀 생활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던 그녀의 유년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수녀원에 들어갔지만 귀족 청년과 사랑에 빠지게 되어 쫓겨 나고 (서로의 집안도 반대를 하고) 스무살에 미혼모가 되어 연극 무대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굴곡진 그녀의 삶은 그녀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렇게 다져진 인생의 무게는 무대에서 빛을 발하며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 게 아니었을까? 우리가 알고 있던 그림 속 여자는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 낸 이미지 일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가 꿈꾸는 이상형일 수도 있지 않을까?


세 번째, 아르누보 스타일이라고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에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에니메이션을 좀 좋아한다고 하는 이들이라면, 마지막 섹션인 <에필로그- '무하 스타일' 이후의 이야기 Epilogue- The After of 'le style of Mucha'>를 놓쳐서는 안 된다. 알폰스 무하 작품이 모티브가 되어 준 일본의 유명한 작품들과 화보집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덕후들에게는 조금은 한을 풀어줄 (?) 전시가 되어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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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알폰스 무하가 남긴 명언 중 이 말을 함께 나누고 싶다.
‘나에게 회화, 성당에 가는 것, 그리고 음악의 개념은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내가 성당의 음악 때문에 성당을 좋아하는 것인지, 성당이 내포하는 신비로운 장소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는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회화, 음악 그리고 성당(종교적으로 풀자면, 성당, 교회, 사원 등 영적인 장소라 말하고 싶다)은 그에게 중요한 삶의 요소였다. 이건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슴 속 울림처럼 남았던 위 문장은 12월 토요일 밤을 더 고즈넉하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예술의 전당을 좋아하는 이유가 내가 예술을 좋아하는 것인지 예술적 감각이 살아 숨쉬는 장소 때문에 그런 것인지 가늠할 수 없음을, 그 아리송함을 오래도록 즐기고 싶었던 12월 3일 토요일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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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좋아하니, 알폰스 무하가 그린 맥주 포스터도 소개해야겠죠?
그가 프랑스에서 활동할 당시 그린 <프랑스 뫼즈 지방의 맥주 홍보 포스터>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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