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수면제를 각성제로?! [문학]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방법.
글 입력 2016.11.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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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흔히 '지식의 보고'라고 부른다.
그 속에는 셀 수 없는 양의 정보들이 끊임없이 줄 서있기 때문이다.

책의 범위는 수준이라 부를 수 없는 분야부터 극전문적인 분야까지 무궁무진하다.
학창시절 9년동안 도서부를 하면서 책을 대하는 아주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도서관에는 아주 많은 표정들이 있다.
그저 숙제를 하기 위해 찡그린 얼굴로 책을 뒤적이는 사람의 표정, 친구나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표지와 눈싸움하는 사람의 표정,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영혼없이 책장을 넘기는 사람의 표정, 몇 시간째 자리를 뜨지 않고 책과 혼연일체가 된 사람의 표정까지.

생각보다 독서 자체가 좋아서 도서관에 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 독서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꼭 독서가 필수적이라면 즐겁게! 읽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책읽는소녀.jpg
 

책을 좋아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첫 번째는 누가 뭐래도 가까이에 두는 것이다.
종류는 전문서적이나 그림이 많은 오락책이나 상관 없다.
심지어 만화책까지. (하지만 읽은 책의 권수가 3권이 넘어가면 글 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출근퇴근 길에, 멍 때리며 방 안에 앉아 있을 때,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카페에서 항상 곁에 두다 보면 왠지 모르게 조금씩 정이 든다.
말도 안 된다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잠시 핸드폰을 꺼두기만 한다면 지루함에 못 이겨 책을 드는 건 어찌보면 당연지사이다. 언제나 여러 매체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루함은 쥐약이다. 
책을 5번 이상 잡았다면 어느새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책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 뒷내용이라거나 책 속 주인공의 태도에 대해서라거나 말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나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다. 억지로 꾸역꾸역 읽기 싫은 책을 펴 눈 안에 집어 넣는 것만큼 고문도 없다.

둘 째는 눈에 보이는 책을 집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호감분야가 있고, 그에 충돌하는 기피분야가 있다.
구태여 '있어보이고' '멋진' 책을 들 필요는 없다. 남들의 시선이 문제라면 남들이 없을 때 보면 된다. 
눈이 가고 손이 가는 책을 한 권 두 권 읽다 보면 책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있을 것이다. 그 때 '있어보이고 멋진' 책을 읽어도 늦지 않는다. 전문적인 책을 읽는 사람이 멋진 것이 아니라 일단 책을 들고 있는 당신이야 말로 멋진 사람이니까.

셋 째로는 책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마라.
책을 읽는 나에 대한 환상도 갖지 말고. 이 책을 읽으면 더 똑똑해질 것이고 어떠한 진리를 깨달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똑쟁이 신사 숙녀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말이다. 그 순간 책은 그 자체로의 책이 아니라 당신을 똑똑하게 만들어야 하는 '막중한'의무를 가진 성서가 된다. 이렇듯 '엄청난' 책을 굳이 굳이 읽었음에도 달라짐이 없다면 또 실망할 것이다. 그저 책이였던 책은 자신에게 기대를 불어넣었던 그 독자에 의해 신격화되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한다. 불쌍한 책이다. 그리고 당신은 또 멀어질 것이다. '엄청난' 것을 주지 못한 책에게서.

마지막으로는 도서관에 집 드나들듯 가라.
가서 물을 마시고 와도 좋고 화장실만 다녀와도 좋고 그동안 밀렸던 다른 일들을 해치우고 와도 괜찮다. 그냥 시간이 된다면 가서 앉아 있다오는 습관을 딱 두달 반만 가져보는 것이다. '66일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66일 동안 그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습관이 된다는 이론이다. 사실 도서관에 가보면 당연히 다들 책을읽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뻘쭘한 기분이 들어서라도 책을 하나 뽑아들 것이다. 그렇게 다음에 가면 읽던 책을 자연스럽게 빼들어 읽고, 어느새 대출증도 만들어 책을 읽고 읽을 것이다.

말은 장황하게 늘어놨지만 요약하자면
책에 대한 부담이나 환상을 지우고 항상 책이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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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말한다. 왜 책을 읽어야 하냐고.
사실 책을 읽기 싫다면 강요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때문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강요적인 인식을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매체가 만연한 현재사회에서
당신의 주체적인 생각만이 유일한 잣대가 되어 온연히 당신의 것이 되는 것이란 쉽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익한 책이라도
그 절반은 독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르텔-


흔들리고 혼란스러운 당신이 당신만의 세상과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


[손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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