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단편영화같은 비극, 음악극 기억하지 말랬잖아

글 입력 2016.04.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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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기억하지 말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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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은 갈 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준다. 올래홀의 좌석은 작은 번호가 붙어있는 것 외에 좌석 구분도 없고 등받이도 낮아서 저절로 관객끼리 붙어 있게 되었다. 몇걸음만 걸으면 배우에게 손이 닿을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은 언제 겪어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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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오르페우스가 머리가 없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공연실황영상.


시작 전의 극장에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상영되고 있었다. 연극이 영화와 다르게 좋은 점은 공연 시작 전부터 연극의 실마리를 흘려준다는 점이다. 알지 못해도 공연을 즐길 수 있지만 앞으로의 전개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또한 후반부에 가서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배우가 둘뿐인 단촐한 연극은 노래를 부르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에서 시작한다. 연인을 더할나위없이 사랑하는 남자, 둘의 연애는 순탄한듯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어긋나고 만다. 남자는 순간의 사랑은 넘치도록 부어주지만 미래에 대한 약속은 결코 하지 않는다. 여자와 헤어진 후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은 남자, 새로운 연인은 이전의 여자와 같은 얼굴의 가수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다시 어긋나기 시작한다. 남자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여자는 남자에게 집착하게 되고, 삐걱거리던 관계는 남자가 쓰던 악보를 본 순간 파국을 맞이한다. 연극의 반전이 드러나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왜 등장하는지, 남자는 왜 그렇게 행동해야만했는지도 밝혀진다. 그야말로 포스터 그대로였다. 

작품 소개보다 무거운 내용에 속은 기분도 들었다. 사랑에 대한 질문에는 나름 확실한 대답을 들려주지만 (결국 모든 사랑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랑이 몰고 오는 아픔'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 연극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남자가 나쁜 줄 알았는데 결국은 여자가 나빴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나빴다'의 기준은 주관적이지만...줄거리는 단순하지만 풀어내는 방식이 난해하다. 
주인공들이 너무 감성적이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일인 다역이어서 헷갈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버린 남자를 성공한뒤에 다시 사랑하는 여자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공연의 특이한 점은 음악극이라는 점이다. 주인공의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뮤지컬 이라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중요한 장면마다 등장하는 노래가 주인공들의 감정을 잘 드러냈다.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어떤 노래인지 잘 알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아마 창작곡과 가요가 섞여 있었을 것이다. 

연인들에게 어울리는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색다른 시도도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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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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