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상 속 일처다부제의 탄생-아내가 결혼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1.1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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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이 등장은 사회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평생을 약속했음에도 횡행하게 벌어지는 불륜, 그리고 이혼. 돌싱. 재혼. 이런 사회적 현상들은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통계자료로 입증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결혼제도가 사회와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문에서 소설가는 펜을 들고 일부일처제가 아닌 일처다부제로 진행되는 소설을 쓴 것은 아닌지. 내가 써놓고도 급진적인 사상이라고 생각되나 작가가 아무 생각 없이 폴리아모리,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부부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소설 속에 녹이진 않은 것 같다. 폴리아모리는 한사람 이상을 사랑하는 다자간의 사랑이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계약결혼으로 서로 사랑하고 관계를 지키는 동시에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서로 허락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건으로 결혼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크게 세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 아내, 아내의 남편. 소설의 제목은 절묘하게 주인공인 '나'와 맞아떨어진다. 어느날 아내가 결혼한 것이다. 나와 결혼한 아내가. 나와 이혼하고 싶지 않으며 다른 남자도 사랑하며 그와도 결혼하고 싶다고하는 것이다. 연애시절부터 아내가 자유분방한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던 주인공 ‘나’는 충격을 받으나 아내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허락한다. 아내는 두 집 살림을 공평하고 나름의 지혜로운 방식으로 이끌어나간다.
  
  어쩌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을까? 모든 것의 원인은 축구였다. 주인공이 아내와친해지는 과정에서 그녀와 주인공인 ‘나’를 정서적으로 가깝게 이끌어준 것도 축구였다. 둘은 축구라는 공통의 소재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친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에도 골인한다. 여기서 끝났다면 좋았을텐데, 축구는 아내와 외간(?) 남자와의 연도 이어준다. 결혼한 아내가 다른 남편과 친해질 수 있도록 공통의 대화소재로 서로를 엮어준 것도 축구였던 것이다. 이 외간 남자는 주인공의 아내가 지방에 취직이 된 이후에 만나게 되었다. 연애시절부터 자유롭게 연애한 아내라 주인공인 ‘나’는 지방으로 아내를 보낼 때에 불안해하지만 주말 부부로서의 삶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지는 말이다. 제일 신기했던 것은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허용하는 남편이며 두 집 살림살이를 나름 공평하고 훌륭하게 해내는 아내이다.
 
   이 소설의 결말은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절대,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용인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바로 폴리아모리 가족의 탄생이다. 소설 속에선 두 명의 남편과 한명의 아내로 이루어진 가족이 마침내 탄생하고야 만다. 놀라울 정도의 급진성이다. 아내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급기야 뉴질랜드로 떠나자고한다.  그곳이라면 폴리아모리가 실현될 수 있기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폴리아모리는 실현되며 아이를 양육할 때에 폴리아모리는 꽤 좋아보이기까지한다. 한 명의 남편은 회사 밖에서 일하며 아내는 집에서 아이를 본다. 혼자 아이를 보는 것은 힘든데 이때 다른 남편이 육아 휴직을 내고 아이를 같이 돌보아 준다. 보모를 고용하는 것보다 자신의 아이에 애착을 가진 남편이 도와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일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하며 그와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하니? 이런 방식의 삶도 있는데. 이런 생각은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생각과 충돌하며 센세이셔널하게 다가온다. 단순한 생각일지는 모르나 매일 매일이 새롭고 재밌는 사람을 만나면 되지 않을까?  한 사람만으로도 충만할 수 있고 매일 매일 즐거울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그럴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겠고, 이 생각 또한 작가가 이상적이라고 주장하는 폴리아모리만큼이나 이상적인 것 같지다. 하지만 저렇게 자유분방한 연애보단 한사람을 충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그렇게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최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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