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IDance2015 - Z를 위한 레퀴엠 [자그레브 무용단]

글 입력 2015.10.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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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2015
크로아티아에서 온 자그레브 무용단

Z를 위한 레퀴엠


★SIDance2015 포스터 가을시즌.jpg
 

Z? Z가 누구지? Z가 누굴까?
그들은 누구를 위해 레퀴엠을 추는가.
그들은 무엇을 위해 레퀴엠을 추는가.





고요. 보단 적막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둥’.
관객을 놀래키는 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그 템포는 조금씩 조금씩 빨라진다.
마치 무언가가 깨어나는 소리인 것 처럼.
‘둥-----둥’. ‘둥--둥--둥’. ‘둥-둥-둥-둥’. ‘둥둥둥둥’
잠들어 있던 의식이 깨어나는 소리.

무언가 반복되는 행동을 많이 보여 준 공연이다.
돌고 계속 돌고, 무언가 쫓길 때도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보였지만 전체적인 패턴은 비슷했다.
즉, 극 전반에 걸쳐 반복의 연속이었다.
제자리를 돌기도 하고, 무언가를 피해 도망가기도 하고, 서로 의지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들은 무너지고 만다.
그들을 지탱하던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져내린 것 마냥.
(이들의 몸짓은 ‘거북이 - 사계’ 를 연상케 했다.)







Z를.jpg
 

지금 이 시간까지 의문을 자아내게 하는 움직임을 하나 꼽자면,
어둠을 피해 빛이 있는 곳으로만 가려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라 말하고 싶다.
그들이 쫓는 빛은 무슨 의미일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희망’ 을 표현한 빛일까.
자신이 만들어 낸 삶의 안락함을 유지하고자 하는 빛일까.
임종을 앞둔 사람의 살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표출한 빛일까.

나에게 이 빛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 하는 빛이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 했다.
지금 서있는 이 공간만이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이었고,
조금만 나아가도 그 무엇도 예상할 수 없어 막연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어둠.

하지만 끝끝내 그들은 어둠에 잠식된다.
그리고 다시 빛을 쫓는다.

물론 연출의 한계로 이렇게 표현된 것일 수 있겠으나
나에겐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기왕 부딪칠 수 밖에 없는 것이면 부딪쳐라!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자리잡을 때 즈음,
Z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었다.
Z는 특정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이 무대를 본 관객이 Z일 수 있고,
이 무대의 소감을 누군가로부터 전달받고 있는 제3자가 Z일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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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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