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여름의 동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 '신데렐라'

글 입력 2015.08.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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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5상트 페테르부르크 내한공연 포스터_신데렐라.jpg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지난주 수요일 (8.12) 아이스 발레를 보았다. 서울집에서 내려오느라 차가 막혀 거의 아슬아슬하게 입장하게 되었는데, 이미 입장했을 때는 시작한 직후 였다. 물론 관람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지만, 미리 가서 공연장과 분위기도 구경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러닝타임을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관람한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일단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우리 모두가 아는 신데렐라의 스토리를 따른다. 착한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으며 살다가 왕자님이 여는 파티에 간다. 물론 요정님의 도움을 받아 참가하게 된 신데렐라는 12시가 지나자 급하게 유리구두를 흘리고 집에 가게 된다. 그런 신데렐라를 찾아 헤메던 왕자는 마침내 그녀를 찾아내 사랑을 이루는, 우리 모두가 아는 그런 이야기이다.


 지겹도록 알던 그 스토리는, 어쩌면 그만큼 유명한 스토리기에 아이스 발레의 내용으로 채택되었나 싶었다. 아무래도 대사하나 없이 몸짓과 음악으로만 내용을 전달해야하는 아이스 발레의 특성상 관객에게 친절하고도 정확한 내용전달을 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관객들이 기본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신데렐라와 같은 스토리가 전제되었을 때 쉽게 아이스 발레를 관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확한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과 인물에 대한 표현 없이도 동작에 집중해 볼 수 있다. 물론 막과 막, 장과 장 사이에 스크린을 통해 간단한 내용언급을 하기는 하지만, 공연을 관람하는 내내 절대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로 구성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더운 여름에 '아이스' 발레라는 점 때문인지, 용인이라는 생활 도시에서 이루어져서 인지, 많은 사람들이 접하기 쉬운 신데렐라 이야기 여서 그런지 아니면 이 모든 것 때문인지 관람객 연령층은 생각보다 많이 어렸다. 어린 아이들과 그 아이들과 함께 온 보호자분들이 대부분을 이루었는데, 사실 이 때문에 관람하다가 조금 거슬리기도 했다. 표 자체는 좋은 자리를 주셔서 2층 가운데 앞줄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지만, 주위에 많은 어린이들이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큰 목소리로 코멘트를 달아서 청각적으로 방해가 되었다. 물론 주위에 보호자분들이 중간에 주의를 주시긴 했지만, 모든 것이 신기할 나이의 아이들은 대사 하나 없이 진행되는 공연에, 알고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이니 끊임없이 물어보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개인적으로 공연관람할 때 소음이나 기타 공연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거슬렸지만, 어린 관람객이 많은 공연은 어쩔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공연 자체는 사실 그리 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중간에 인터미션도 20분이나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스 발레다 보니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장면을 극대화 시켜 안무로써 보여주는 것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무도회 장면이라던지, 신데렐라와 왕자의 재회 장면은 음악과 안무과 화려하고도 의미를 담고 있었다. 물론 그중에서는 스케이트를 잘 타시는 분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군무가 참 멋있었다. 특히 요정들이 군무를 하는 장면은 의상도 그렇고 동작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정말로 요정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스발레는 옛날에 호두까기 인형을 봤던 것이 전부인데,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건 아니지만 그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우아한 동작들이 많았다고 느껴진다. 아무래도 좀 더 리드미컬한 안무를 구성할 수 있는 장면이 많고, 요정이나 무도회 처럼 군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무대 자체가 엄청 크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적은 인원으로 군무할 때도 무대가 꽉 찬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했다. 스케이트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스케이팅의 매력은 부드러운 안무 동작이 극대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매력이 잘 드러났던 안무들이 많았다. 물론 군무나 여러 동작들은 무겁기도, 딱딱하기도 한 동작도 많았다. 아무래도 스케이트를 신고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제약이 있었던 것 치고는 최대한 풀어내려고 노력한 것이 느껴졌다.


 비록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시원하고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전국적으로 순회 공연을 돈다고 하니 만약 집 가까이에서 공연이 올라가게 된다면 한번쯤 볼 만한 공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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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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