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글 입력 2014.11.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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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이제니 시집
문학과 지성사
판매가 8,000원


[책소개]

“이 세계에서 분명한 것은 오직 기미와 전조뿐”

벌써 달아난 의미
감각이 우리의 것이 될 때
들려오는 이것은 목소리의 시


“의미를 유보하는 과정 자체로 자기 시를 만드는 시인”(조재룡) 이제니의 두번째 시집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가 출간되었다. 반복을 통해 생생한 리듬감을 획득하여 사물과 의미 사이 공간을 확장하였다는 평을 받은 첫 시집 『아마도 아프리카』 이후 4년 만이다. 두번째 시집답게,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에 실린 60편의 시에서 이제니 특유의 리듬감은 더욱 조밀해졌다. 그는 사물의 본래 모습을 찾기 위해, 쓰고, 다시 쓰고, 덧붙이고 지우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의미라는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그 믿음들 사이의 균열”(「나선의 감각―역양」)에 리듬을 흘러넘치게 한다. 지금까지 이제니의 리듬을 수식했던 ‘발랄’은 이번 시집에서 ‘의연(毅然)’이라는 좀더 절실한 표현으로 대체될 필요가 있다.

이제니의 시가 지극한 모험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은 의미에 붙들리는 대신, 낱말과 낱말, 구문과 구문이 관계를 맺어 생성된 특수한 시적 언어로, 제 고유한 호흡을 길어 올릴 순간까지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문장으로 포섭해내고, 지금-여기로 끌고 와 우리에게 선보인다. 그는 낱말이 항시 다르게 쓰인다고 생각하는 시인, 언어로 명명될 때 사물과 우주의 실존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 시인, 그렇게 해서 슬픔과 죽음, 사라짐과 울음, 덧없음과 고독의 출렁거리는 한 자락을 자신의 언어로 붙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를 소리 내어 읽을 때, 우리는 비로소 움직이는 말이 모든 것을 삼킨, 아직 경험하지 못한 저 고독하고 외로운 바다 한가운데를 떠다니게 될 것이다. 그는 시의 최전선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는 리듬의 화신이다. _조재룡(문학평론가)

리듬과 감각―“문장들이 흘러간다. 찰랑인다. 출렁인다. 넘실거린다.”

한 낱말에 해당하는 단 하나의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하나의 의미를 밀어붙인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사물의 본질이자 정수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이제니의 ‘리듬’은, 각각의 낱말에 꼭 의미를 두어야 하는지 묻는 데서 시작한다. 이제니의 시에서 “말은 항상 속이 빈 채로 맞물려 있”(「초다면체의 시간」)다. 의미를 벗은 낱말, 무효한 문장들이 서로를 붙들어 비늘 혹은 섬유같이 촘촘한 짜임을 만들 때 생겨나는 것이 리듬이다.

이제니는 그렇게 반복으로 리듬을 자아낸다. 문장들은 접속사 없이 병렬식으로 나열되다 “돌연, 어느 지점에 이르러, 의미의 연쇄를 끊어”낸다. 이때 노래 속 음의 높낮이처럼 시에 리듬이 생긴다. 이번 시집에서는 또한 구두점을 활용하여 색을 입히고 여백을 만들고 공간을 구성하는데, “당신은 지금 슬픔의 안쪽에 있어요./슬픔의 안에. 슬픔의 안의 안에.” 





[김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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