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절망하지 마라.
스스로 꺾이지만 않는다면,
화려하게 피지는 못할지언정
동토凍土에 꿋꿋이 피어나는 정도는 될 터이니.
그리고 그런 꽃도 제법 아름다운 편이지.
<랭커를 위한 바른 생활 안내서> 2부 11화 中
illust by 아현(雅玄)
작년 이맘때쯤 눈이 많이 내렸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여섯 시에 눈을 밟으며 지하철역으로 갔다. 발목까지 푹푹 잠기는 하얀 세상에서 푸른 것은 상록수 잎사귀들 뿐이었다.
이토록 흰 세상에서, 꿋꿋한 꽃이 핀다면.
꽃가지를 뻗어 돋아난 잎사귀는 얼마나 아름답고 강인한가. 절망하지 않고, 꺾이지 않고, 그리하여 화려하진 않을지언정 사철 내내 바래지 않을 붉고도 푸르른 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