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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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사람 -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플래너를 펼치거나 핸드폰 앱을 켜서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운동하고, 씻고, 공부하고, 저녁 먹고... 시간까지 세세하게 정하지는 않지만, 하루의 흐름에 맞춰 계획을 세운다.

 

깔끔하게 정리된 목록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있다. 물론 이 계획이 항상 완벽하게 실행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계획 세우기를 좋아한다.

 

계획이 틀어질 때 느끼는 감정들 - 계획대로 운동하고 왔다. 오늘은 유독 컨디션이 좋아서 평소보다 더 많이 뛰었다. 샤워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그제야 몸이 피곤하다는 걸 느꼈다. 운동이 잘 됐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인데, 그 때문에 공부가 목표한 만큼 진행되지 않으니 복잡한 감정이 든다. 집중이 안 되고 자꾸 딴생각이 난다. 결국 계획했던 분량의 절반도 채 끝내지 못한다. 그러면 짜증이 나고, '난 끈기가 없구나' 자책하게 된다.

 

첫 번째 계획이 틀어지니 그 이후의 모든 계획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져버리는 것 같아 답답하다. 최대한 그날 안에 다 끝내려고 애쓰지만, 그게 안 되면 다음 날 계획까지 함께 수정한다. 운동을 잘했는데 왜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까. 이런 날이 반복되면서 나는 궁금해졌다.

 

'생산적'이라는 기준에 대한 물음표 - 내게 생산적인 하루의 기준은 명확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웠을 때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 몸이 지치고 머리가 무거울 때, 그제야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다. 쉬는 것을 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날에는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의문이 들었다. 왜 쉬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은 걸까? 왜 나는 매일 지쳐야만 하루를 잘 보냈다고 느끼는 걸까? 어쩌면 내가 '생산적'이라고 정의한 기준 자체가 너무 좁았던 건 아닐까. 충분히 쉬어서 다음 날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도, 그것 나름의 생산성 아닐까.

 

비교의 독에서 벗어나기 - SNS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아는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사는 모습이나 엄청난 성과를 이룬 것을 올린 걸 보면 자괴감이 들곤 했다. 그래서 최대한 그런 콘텐츠는 안 보려고 노력한다.

 

대신 유튜브에서 아예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일상 브이로그를 본다. 신기하게도 모르는 사람의 열심히 사는 모습은 오히려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된다. 가까운 사람은 비교의 대상이 되지만 먼 사람은 영감의 원천이 되는 이 아이러니를 발견하고 나서, 나는 내 감정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비교는 나를 힘들게 하지만, 영감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조금씩 배워가는 유연함 - 계획이 틀어졌을 때 나는 여전히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나아졌다. 첫 번째 계획이 무너졌다고 해서 모든 걸 포기하지 않고, 남은 계획들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운동 후 너무 피곤하면 공부 분량을 줄이고, 그 대신 가벼운 일을 하거나 충분히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계획대로 안 됐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려고 노력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일 조금씩 연습하고 있다. 이렇게 유연해지는 것도 하나의 성장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불완전한 하루도 나의 하루 - 사실은 어제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하려던 일의 반도 못했고, 자기 전에 누워서도 별로 피곤하지 않다. 예전 같았으면 '오늘 하루를 낭비했다'라고 자책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려 한다. 계획대로는 안 됐지만, 나는 나름대로 하루를 보냈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은 하루였다고.

 

매일 완벽할 수는 없고, 매일 완벽할 필요도 없다. 완벽하지 않은 하루들이 모여 완벽하지 않은 나를 만들고, 그게 바로 진짜 나니까. 그리고 이렇게 불완전함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것도, 어쩌면 내가 세운 가장 중요한 '계획'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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