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의 4번째 미니앨범 [IVE SECRET]은 그동안 구축해온 이들의 이미지 위에 균열을 내고, 그 틈 사이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타이틀곡 ‘XOXZ’가 있다. 이 곡은 아이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당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춰진 이면을 의도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흥미를 유도했다. 숨겨진 감정을 이들만의 새로운 암호로 표현하여, 긴장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타이틀곡 ‘XOXZ’는 아이브가 기존에 이어온 큐피드, 마법소녀 등의 세계관과도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단순히 아름답거나 직관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않고, 변주를 주어 조금 낯선 감각으로 표현한다. XOXZ의 뜻이 ‘사랑해, 잘 자, 꿈에서 만나’라는 다정한 메시지인 것과 달리, 곡 전개에서는 절제된 보컬과 저음의 랩을 얹으며 반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 들었을 때는 새롭고 낯선 느낌이 먼저 들 수 있다. 비트와 보컬의 조합이 흔히 듣던 음악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묘한 중독성이 있어 계속 찾아듣게 만드는 곡이다. 여러 번 들으며 곱씹고, 해석할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곡인 것 같다. 이 점이 이번 곡의 매력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XOXZ의 반전과 낯섦
특히 ‘XOXZ’ 가사에는 아이브의 특성과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사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주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너는 그냥 꿈만 꾸면 돼’, ‘너는 깨어날 수 없을걸’ 등 전부 상대를 이끄는 듯한 명령조와 확신에 찬 말투가 돋보인다. 이 덕분에 ‘XOXZ’는 단순히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사랑을 재해석하는 아이브의 세계관으로 연결되는 듯하다.
곡 제목의 의미가 주는 다정함과 가사에서 주는 도도함과 짓궃음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이번 앨범에서 전하는 ‘겉과 속, 선과 악, 도도함과 짓궂음. 이 모든 상반된 감정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눈 꼭 감아볼래?
어떤 판타질 상상하든
내가 다 이뤄줄게
너는 그냥 꿈만 꾸면 돼
점점 커지는 Silence (You know it)
아득히 너를 이끈 소리
원하면 끄덕여봐
너는 깨어날 수 없을 걸
XOXZ, 새로운 룰을 만드는 시작점
이번 앨범은 아이브의 행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아이브는 ‘자기애’, ‘나르시시즘’을 큰 축으로 삼으며 곡을 전개해왔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자기애를 더 입체적으로 확장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기존 자기애로 보여줬던 당찬 모습은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숨어 있던 이면과 감정들까지 담아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은 서사의 확장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자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챕터라고 할 수 있다.
아이브가 스스로의 틀을 깨고 새로운 룰을 만드는 과정의 시작점이며, XOXZ는 그 문을 여는 암호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