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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식>은 극단 돌파구가 선보이는 신작으로, 2025년 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되어 정식 공연화되었다.

 

구미식: 과거와 현재의 충돌 - 작품은 가상의 지방 도시 구미시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이 가상의 구미시는 단순히 실제 구미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근대화의 부흥과 쇠락 그리고 현대 한국 사회의 복잡한 정치/사회적 상황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작품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 동물원',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등 고전을 패러디하며, 주인공 톰 윌리엄스가 ‘행복한 동상’과 마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행복한 동상’은 계엄령을 선포한 독재자로, 그 모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연극은 이 동상을 통해 독재자가 만든 도시, 그 도시에서 태어난 청년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등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이야기는 과거 산업화와 현재의 이념적 그림자가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을 비판하며 산업공단과 학교 내에서의 차별과 폭력, 그리고 일상에서 내몰린 이들의 삶을 그리며 과거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21세기에도 여전히 퇴보하는 현실을 풍자한다.


구미식: 미디어와 현실의 경계 - ‘구미식’은 전통적인 연극 형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연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파편적인 이야기 구성과 서술 중심의 진행 방식이 특징적이며 전개가 일관되지 않고 다양한 시간대와 장면들이 뒤섞여 나타난다. 또한 연극 중간중간에 화려한 광고, 팝업창, 라이브 방송 등 현대 디지털 환경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요소들이 삽입되어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인다.

 

현실과 허상의 교차와 광고와 팝업창 등은 우리의 일상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쏟아내는 미디어 환경을 반영한다. 이처럼 디지털 요소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경험하는 정보 과잉과 그로 인한 혼란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한 방식이다.

 

처음에는 불안하게 느껴졌던 이 연출이 결국 현대 사회의 복잡함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잘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구미식>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며 역사와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독재와 이념,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낸 사회적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되짚어보게 만드는 이 연극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감동을 넘어서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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