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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팔이 일어나기 직전, 그 순간으로 계속 돌아간다면?"


중국 드라마 <개단, Reset>은 2022년 방영된 타임루프 스릴러다.

 

평범한 대학생 이시칭(李诗情, 자오진마이)은 버스를 타고 가던 중 갑작스럽게 폭발 사고를 당하고 사망한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다시 같은 버스 안. 같은 순간을 반복하며 자신이 시간 루프에 갇혔다는 걸 깨닫고, 사고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반복될수록 점점 더 깊이 사건에 휘말리고, 단순한 생존을 넘어 모두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빠른 전개,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 그리고 감동적인 교훈을 담은 이 작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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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이야기가 얽히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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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버스 사고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적 무관심과 개인주의가 불러온 비극을 상징한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기만 살아남으려 하지만, 점점 다른 사람들의 존재와 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며 구하려 애쓴다. 이 과정을 통해 드라마는 '타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일 때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의 작은 배려가 어떻게 타인과 우리와 타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사실, 나 또한 관심보다는 무관심에 익숙해져 있고, 종종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누군가 한 발짝 다가오는 순간, 나는 의도치 않게 마음을 열게 된다. 무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말을 걸면, 그 사람도 언제 그랬냐는 듯 어느새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순간들이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가 존재하며,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처럼 세상 속에서도 다양한 서사가 펼쳐지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작은 진심만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운명은 변한다. 하지만, 그 변함을 붙잡을 힘이 있는 사람만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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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 속에서 주인공들은 처음에는 절망과 체념에 빠져,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느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행동한다. 그들은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선택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도 닮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고,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변화는 아무리 작은 행동일지라도, 그 시작이 중요하다. 주인공들은 결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행동하며 자신을 믿고 나아간다. 이들의 지속적인 선택과 행동이 결국 변화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모두 히어로처럼 세상을 구할 의무는 없지만, 아무리 작고 미약해 보일지라도, 한 사람의 지속적인 선택과 행동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반복되는 타임루프물은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역시 돌아가는 쳇바퀴처럼 같은 나날들이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이 드라마는 자기 자신을 믿고, 변화를 위해 매 순간을 전력 다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주인공은 단순히 살아남고 싶은 게 아닌 모두를 구하고 싶다고 끊임없이 외친다. 이 드라마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선택의 힘과 그 책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오늘도 선택하고, 행동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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