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 〈시네마 천국〉이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소년 토토가 극장에서 영사 기사로 일하는 알프레도와 진실한 우정을 나누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1989년 제42회 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영화가 개봉 초기 이탈리아 대중의 무관심을 딛고 결국 먼 한국의 관객들에게까지 닿게 된 것을 보면 진심은 어떻게든 통한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은 특별히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한국 관객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아온 영화 〈시네마 천국〉을 관람객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총 1,000평 규모의 전시장을 다양한 몰입형 콘텐츠로 가득 채웠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실제로 알프레도가 마을 신부의 검열에 따라 영화 필름을 편집하던 작업실을 재현한 포토존과 토토와 엘레나가 사랑으로 뛰놀던 드넓은 갈대밭을 재현한 길을 지날 때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에는 알프레도가 극장 ‘시네마 천국’에서 건물 외벽으로 빛을 쏘아 영화를 상영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처럼 수십 개의 거대한 벽 위에 빛을 쏘아 영화의 다양한 명장면을 상영하던 전시 공간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그저 전시장을 거닐기만 해도 영화 속 세계가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황홀한 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어두운 공간에 홀로 앉아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시네마 천국〉의 OST를 들을 때에도 이상한 감동이 밀려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에 더해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은 전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영화 개봉 당시 제작된 각국의 다양한 홍보 전단과 포스터를 서로 비교하며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고, 영화 촬영 현장을 담은 사진을 통해 영화의 내용 못지않게 영화를 향한 애정과 열정이 넘치는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알프레도와 토토가 함께 타던 자전거와 그들의 의상 등 이탈리아에서 직접 날아온 영화의 실제 소품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살펴보면서 영화와 한껏 가까워진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전시가 다 끝나갈 때쯤 한쪽 벽면에 새겨져 있던 편지 한 장은 내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세상의 모든 토토에게’라는 제목의 이 편지를 읽으며 나는 잊고 있던 영화의 결말과 두려워 잠시 미뤄두었던 꿈, 그리고 바로 이 순간에도 내 안에서 조금씩 식어 가고 있는 순수한 열정을 생각했다.
좋지 않은 집안 상황에 엄마의 반대가 심했음에도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도록 끊임없이 연료를 집어넣어 결국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 토토의 위대한 사랑은 종종 내게 나는 그렇게 될 수 없을 거라는 좌절을 앞당겨 오곤 했다.
그러나 이 편지는 아직 길을 찾는 중인 나에게도 분명 그런 위대한 사랑을 할 힘이 있다고 속삭여 주었다. 꿈을 찾아 떠나라는 토토를 향한 알프레도의 진심 어린 조언처럼 말이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은 영화 〈시네마 천국〉을 테마로 한 전시인 만큼 영화를 이미 봤거나 좋아하는 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경험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더라도 분명 이번 전시를 통해 한 인간의 뜨거운 사랑과 치열한 성장을 아름답게 풀어낸 〈시네마 천국〉의 매력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된 이 전시는 2025년 3월 30일까지 서울숲 더서울라이티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