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웹툰을 더 깊게 즐기는 법 : 매거진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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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본 후, 독자들이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곳은 댓글 창이 아닐까. 댓글 창을 찬찬히 보다가 아마 운이 좋다면 작품에 대한 깊이 있거나 새로운 해석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댓글 창의 지면상의 한계로 더 심도있는 의견을 나누기에는 부족하다. 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한 가지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잡지 『매거진 조이』가 등장했다.
『매거진 조이』는 단 하나의 작품, 오직 한 명의 작가, 오로지 팬만을 위한 국내 최초 웹툰 전문 매거진이다. 작품 정보와 등장인물 소개부터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옮겨 담은 명장면 다시 보기까지 웹툰의 모든 것을 한 권으로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메이킹 스토리와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웹툰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들여볼 수 있고, 작품을 둘러싼 입체적인 시선이 담긴 전문가 리뷰는 우리로 하여금 작품의 깊은 세계를 유영하게 만든다.
2018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2024년 269화로 완결하기까지, 와난 작가의 [집이 없어]는 각자의 사정으로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왔다. 오랜 시간 동안 [집이 없어]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비결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공감대를 자극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집이 없어]는 기존의 학원물에 흔히 등장하는 풋풋한 첫사랑이나 학교 폭력 같은 소재보다 일상 속 청춘들의 갈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화해와 연대를 통해 갈등을 풀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집요하고 밀도 있게 그려낸다.
웹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요소를 덜어내고 입체적인 캐릭터와 섬세한 심리 묘사, 일상적인 이야기로 그 빈자리를 채운다. 신작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독자들은 다음 스토리의 전개를 궁금해하는 것을 넘어서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캐릭터들과 함께 흔들리고 성장하게 된다.
또한, 현재 시기적으로도 이 작품을 다루기에 적절하다. 얼마 전 끝난 수능, 그리고 졸업 시즌이 다가오는 이 시기. 청소년들이 집을 떠나 사회로의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 있다. 혼란으로 가득한 이 시기에, 오늘의 답을 구하고, 그 길로 나아가는 삶에 대한 긍정을 제시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있는 이때, '집이 없어'는 그들에게 필요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 속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성장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연결할 힘을 얻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찾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넘어,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소중한 지침이 되어준 작품이기에, 이번 첫 호에서 '집이 없어'를 다루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최종 종착지를 가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만약 성장이란 게 있다면 그것은 좋은 어른이라는 하나의 옳은 답을 향해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오답 가능성을 계속해서 경험하는 과정이지 않을까."『매거진 조이』에서는 '집이 없어'를 통해 성장이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컷으로 합쳐진 이야기에서 등장인물을 떼어내어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이를 통해 등장인물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내면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리뷰와 분석은 독자들에게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여, 단순한 소비를 넘어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고 풍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집이 없어'의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 잡지를 통해 와난 작가의 인터뷰와 메이킹 스토리를 통해 [집이 없어]가 웹툰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고, [집이 없어]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이 담긴 일곱 편의 리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입체적인 시야로 작품의 깊이를 만끽하게 해준다. '[집이 없어] 두뇌 게임', '전국연합덕력평가' 등 [집이 없어]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거리가 마련되어 있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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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라는 장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소개하는 매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지금, 만화』라는 만화 비평 잡지가 있었지만, 이 잡지 외에도 새로운 잡지의 필요성을 느껴왔기에 『매거진 조이』처럼 웹툰을 전문적으로 다룬 잡지가 출현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매거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양질의 볼거리와 읽을거리로 웹툰을 넓고 깊게 감상할 수 있으며, 좋아하는 작품의 연재가 끝나더라도 책장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설렘과 감동을 다시금 불러올 수 있다.
스크롤과 함께 찰나로 흘러가 버리는 감상의 시간이 아쉬운 독자, 좋아하는 웹툰과 작가에 관한 깊고도 생생한 이야기를 조금 더 알고 싶어 하는 팬들, 웹툰 분야의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살펴보고자 하는 분들까지, 웹툰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다채로운 콘텐츠로 가득한 『매거진 조이』의 책장을 넘기며 웹툰을 새롭게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오지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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