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가을의 끝에 서 있다.
올해 한파는 특히 지독하다는데, 그래서일까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가을 향을 느끼고, 떨어지는 단풍을 맞으며, 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마지막으로 가을 느낌이 나는 옷들을 꺼내입어 본다.
조금은 아쉬운 이 가을의 끝을 완벽하게 즐길 나의 취미를 아트인사이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바로 ‘시 쓰기’이다.
고리타분하고,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를 쓰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에 대한 일말의 감사함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계절의 향과 한 번뿐인 올해 이 계절의 찰나, 내 모습을 더 심도 있게 느낄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책과 펜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서 시를 쓰는 것.
바쁘고, 힘들고, 침대에 누워 주말을 보내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진짜로 가을이 떠나기 전, 세상을 둘러보고 생각나는 언어의 형태를 노트에 끄적여본다면, 아주 큰 사랑과 깊은 마음을 선물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마음들은 잔잔히 남아, 내가 필요할 때 가끔 나의 인생에 나와주기도 한다.
누군가 훔쳐보는 것이 아니니, 나의 온 마음과, 사랑을 마구 보여주자. 내 마음을 모두 공책에 끄적이고 나면, 계절의 향을 느끼며 나의 시를 곱씹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다 보면, 갑자기 보이지 않던 무엇인가가 보이기도 하고, 나의 마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갑자기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행복은 도파민에 섞여서 한순간에 찾아오기도 하지만, 진정하고, 깊은, 낙엽의 색을 띤 행복은 천천히 시를 쓰고 머금을 때, 나에게로 잠깐 왔다가 가기도 한다. 그 아름다운 과정을 모두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시의 주제는 그냥 눈앞에 보이는 사물, 혹은 갑자기 생각나는 것으로 해도 좋다. 나만이 알 수 있는 모호한 언어로 표현해도 좋고, 그저 직설적으로 내가 느끼는 바를 짧게 기록해도 된다. 왜냐하면 시는 우리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시는 우리를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그저 우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존재한다.
나와 친구들은 바닥에 떨어진 은행이라는 주제로 함께 시를 쓰고, 서로의 시를 머금었다. 그리고 그 시에 대한 답장을 돌려가며 찢은 공책의 뒷면에 써주었다. 우리는 다시 희망을 얻고 가을을 깊게 느끼고, 무엇인가 배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계절의 속성을 더 깊게 느끼고, 나의 곁에 다가와 있는 어떠한 계절에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1년을 돌아서 다시 올 지금의 이 날씨와 향을 기억하기 위해 시를 쓰고, 다시 읽어보고, 사색하고, 행복해 보자. 때로는 작은 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작은 시를 써보자,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