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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화가가 그려낸 아름다운 그들만의 밤 - 화가가 사랑한 밤

그림 속 담긴 수백 가지의 밤

by 조은서 에디터
2024.09.26 06:44


 

화가가 사랑한 밤 평면 표지.jpg

 

 

매일 밤 잠들기 전, 유튜브나 OTT, 휴대폰 대신 책을 들고 그 속의 문장을 읽는 습관을 늘 들이려한다. 전자기기가 아닌 종이책을 들고 그 안에 작가의 사색, 글을 통한 새로운 세상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그날의 밤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특별히 이번에 읽게된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밤 이야기 - 화가가 사랑한 밤>은 글뿐 아니라 이미지 내용도 풍성하여 더욱 그 내용에 깊이 빠져들기에 좋은 책이었다. 밤이라는 시간대에 걸맞게 평온한 마음으로 밤의 텍스트 뿐 아니라 이미지와 때로는 소리까지 향유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화가가 사랑한 밤>은 거장 16인의 삶과 함께 101점의 밤과 관련한 그림 작품들을 담고 있다. 밀레, 반 고흐, 뭉크, 알폰스 무하, 앙리 루소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소박한 농민의 숭고한 밤, 꿈의 풍경과 별이 빛나는 밤, 따뜻한 사랑으로 채색한 북유럽의 밤 등 다양한 인물과 배경, 형태의 밤들을 각각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책의 저자는 정우철 도슨트(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일반 관람객들에게 작품, 작가 그리고 각 시대 미술의 흐름을 설명해주는 사람)로, 그림에 이야기를 입혀 화가의 삶과 예술을 한 편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스토리텔링을 전개하는 전시 해설가이다. 다양한 지식 교양 TV 프로그램과 더불어 각종 거장들의 작품 해설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책에 게시된 작품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하랄 솔베르그의 '영원한 사랑을 속삭이는 한여름 밤' 이었다. 여름밤의 길거리의 풍경과 적당히 서늘한 기운을 참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여름밤을 주제로 한 작품은 노래든, 그림이든 다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은 하랄 솔베르그가 자신의 약혼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으로 실제 본인이 거주하던 노르웨이 오슬로 동부의 아파트 풍경을 바탕으로 한다. 화가 하랄 솔베르그는 북유럽의 여름밤을 생생한 파란색으로 묘사하였으며 테라스에 차려진 테이블과 꽃, 의자 한 쌍, 와인잔과 더불어 장미들로 둘러싸인 난간 또한 아름다운 연인과의 풍성한 추억을 장식한다.

 

한 가지 더 좋았던 작품은 책의 바로 첫번째 작품인 '소박한 농민의 숭고한 밤'이다. 어릴적 명절마다 방문했던 할머니 댁에서의 추억이 떠오르는 배경, 빛이 가려져 세세한 풍경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어둑한 가운데 보이는 길과 나무의 형태, 검푸른 하늘이 향토적이면서도 아늑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그의 그림은 단순한 농촌의 일상을 넘어 평범함속에서도 누릴 수 있는 인간 존재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당장이라도 그림 속으로 들어가 길을 거닐며 추억을 되새기고픈 낭만을 담은 작품이다.

 

당연하듯 찾아오는 매일의 밤, 홀로 바라보는 단조롭고 새까만 서울의 밤에서 나아가 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밤들을 만나며, 날마나 새로운 꿈들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밤 이야기'라는 타이틀에 이어 책 가장 앞부분 '밝게 빛날 당신의 102번째 밤을 기다리며' 라는 따스한 문구가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밤이다. 모두의 밤이 그처럼 따스하고, 다채롭고 아름답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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