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맛, 익숙한 장치 - 캐드펠 수사 시리즈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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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은 엘리스 피터스는 약국에서 조수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해군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는 현실과 픽션의 미묘한 조합이 독자로 하여금 신선한 독서를 하게 한다. 누구든 직접 경험한 글자들을 읽었을 때, 더 묘한 쾌감과 싱그러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나도 동일한 감정을 읽었다.
1권부터 5권까지 천천히 향유하면서 어린 시절 읽어왔던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스릴러에서는 겪을 수 없던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이번 독서를 통해 수사물은 역시 현실적이고 일어날만한 배경 속에서 더 재미를 준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다른 수사 시리즈와 달리, 종교적 관점, 사회적 관점 그리고 관습에 대한 부분까지 꿰뚫고 있다. 일련의 사건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흔한 현상들과 도래할 사회적 딜레마를 선두로 세운 뒤, 그 안에서 사건을 버무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평화롭게 허브밭을 가꾸며 신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캐드펠 수사에게 귀더린의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라는 임무가 부여되면서 반대파의 영주가 살해당하기까지 그 모든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이 드러나는 순간, 2편과 그 이후 시리즈들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수가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는 긴장감들이 나를 휘몰아치는 순간들 속에서 난 이미 다음 권을 들고 책을 읽고 있었다.
더불어 이 캐드펠 수사물에서는 다른 수사물들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이 한 가지 더 있었는데, 바로 사람의 관계를 다룰 때, 선명히 다뤘다는 점이다.
다른 수사물에서는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탐정 그리고 용의자의 관계를 주로 다루지만,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는 정말 많은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인물들이 거의 다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이 1권부터 5권까지 쭉 읽게 만드는 또 하나의 매력인 것 같고, 앞으로 더 나올 시리즈에 대한 설렘도 증폭시키는 장치인 것 같다.
마치 우리가 늘 즐겨 보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절대 예상할 수 없는 콘텐츠에서 오마주한 것으로 보았을 때 느끼는 쾌감을 마주하듯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는 위와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지루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은 문맥 속에 하지만 독자가 방심할 수는 없게 하는 것.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실적인 수사물이라는 단어가 명확히 이해가 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수사의 시선에서 따라가는 소설이지만, 주변 인물들의 시선 하나하나까지 놓칠 수 없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기이한 취향부터 나환자에 이르기까지 맛있는 문맥 속에서 헤엄치는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원하면서 이만 줄인다.
[임주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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