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대한민국 전통 이야기를 키치하게 풀어내는 아록의 세계

스튜디오 아록, 손단비 대표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글 입력 2024.08.15 15: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배너.png

 

 

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모던하고 키치한 한국의 전통, 스튜디오 아록



-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섬유공예가 손단비입니다. 순수 섬유 예술과 함께 섬유 공예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크기변환]손단비 인물사진.jpg

 

 

- 스튜디오 아록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기존의 저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순수 예술을 진행했어요. 제가 순수 예술 작가를 하며 운이 좋게 다양한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전시를 많이 참여했어요. 그래서 그 나라의 작가분들과 만나서 교류할 기회가 꽤 있었죠. 그 과정에서 각 나라마다 섬유로 된 공예 상품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섬유 미술이 제 전공이기도 하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해서 그 상품들을 많이 사 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구매하는 과정에서 제가 그 작가분들께 드릴 섬유 공예 한국 상품들의 종류는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고, 마침 그 당시가 딱 코로나19가 터졌을 때여서 그렇다면 내가 잘하는 것으로 한국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섬유 공예 상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한국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섬유 공예 상품'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보여주고자 하셨던 한국의 색은 무엇이었을까요?

 

현재는 돌아가신 저희 외할머니께서 거주하셨던 곳이 굉장히 큰 기와집이었고, 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 댁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놀러 갈 때마다 그곳에서 잠을 자고 가기도 했죠. 조금 불효 같은 이야기지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 제가 이 기와집에서 살 거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하하.

 

그런데 할머니께서 너무 제가 어릴 때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슬픈 마음에 그 집을 어찌 하지 못하다가, 돌아가시고 1년 정도가 지나서야 외할머니 댁을 다시 가보게 되었어요. 그 기와집이 200년 된 집이었는데, 사람이 거주할 때는 정말 깨끗하고 잘 관리가 되었던 집이에요. 그런데 사람이 없어진 지 1년이 되니까 대들보가 무너지게 되어 집이 전부 무너진 거예요.

 

저에게는 그 경험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내가 신경을 안 쓰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무리 좋아해도 사라질 수가 있다는 것을 그때 느끼게 되었거든요. 그 경험에서 말미 삼아, 순수 작업들도 저의 일상 속에서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과정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사회적인 문제를 상품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어렸을 때의 그 경험을 떠올리게 되었죠. 한국의 전통으로, 일상 속에 있었지만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들이 무엇일지를 떠올리며 하나하나 만들게 되었습니다.

 

 

[크기변환]손단비 작업중 사진.jpg

 

 

 

스튜디오 아록이 담아내고자 하는 한국의 이야기


 

- ‘스튜디오 아록’의 모토를 ‘오래된 미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오래됨이라 함은 전통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미래’라는 키워드에는 어떤 것을 담아내고자 하셨을까요?

 

스튜디오 아록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이 옥춘과 색동, 그리고 액막이 북어예요. 이 세 개가 저희의 대표 제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그중 옥춘을 활용하여 만든 상품을 들고 행사에 나가면 어른분들께서 정말 좋아해 주세요. 내가 어렸을 때 제사상에서 보았던 것을 여기에서 다시 보네, 하고 정말 좋아하고 기뻐하시죠. 때로는 ‘아가씨가 이것을 어떻게 알아요?’ 하고 물어보실 때도 있어요. 하하.

 

저희 집에 제사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저도 옥춘을 많이 보았고, 많이 먹기도 하며 옥춘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저보다 더 어린 친구들은 옥춘의 존재를 모르고 '이 마젠타 컬러는 무엇이냐' 고 물어볼 때가 있어요. 그때 마음이 참 이상하더라고요. 제가 나이가 엄청 많은 편도 아니고, 저의 어머니 세대와 저의 동생 세대는 30~40년의 차이밖에 없음에도 서로 이어지지 않고 이해를 못 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런 한국의 오래된 전통들을 현재의 예쁜 오브제 문화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20240815161319_tiofvpsd.jpg

 


- 그렇다면 아록은 전통성과 현대성의 간극을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집중하시나요?

 

저는 전통을 너무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지 않아요. 그리고 전통 속의 이야기를 찾아내는 편이죠.

 

예를 들면, 색동의 경우 그것을 그대로 갖고 와서 색동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색동이 갖고 있는 의미를 대중들이 좋아한다고 느꼈거든요. 이 색이 어떤 의미를 있었는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검은색의 경우 서양권에서는 죽음을 상징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현명함을 상징해요. 이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께서 즐거워해주시죠. 이렇게 저는 과거부터 이어졌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의미나 이야기를 같이 풀어내려고 하는 편입니다.


 

20240815155717_vbtxfhth.jpg

 

 

-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한국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해 주신다면.


아무래도 저는 옥춘을 제일 좋아해요.

 

저희 아버지께서 큰 집이었기 때문에 제사를 굉장히 많이 지냈어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제사는 왜 꼭 이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이 많았고, 이에 대해 많이 여쭤보고 담겨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죠. 그중에서도 특히 저는 옥춘을 굉장히 좋아해서 어릴 적부터 매번 옥춘을 입에 물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외할머니께서 저에게 ‘좋은 사람이 오려나 보다’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그게 무슨 뜻인지 여쭤보았더니 옥춘은 저에게 좋은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길을 밝혀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사상에 옥춘 사탕을 올리는 것도 조상님들께서 저의 앞길이 잘 되기 위해 찾아와주라는 환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죠.

 

그 이야기가 저에게는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할머니께서 저에게 매일 긍정적으로 ‘너는 잘 될 아이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영향을 받아서 저도 옥춘 사탕이 굉장히 좋은 의미를 갖고 있고, 저에게 좋은 경험으로 담겨 있죠.

 

그래서 저는 스튜디오 아록에서도 이야기들을 많이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크기변환]옥춘러그&옥춘 미니러그 (3).jpg

 

 

- 지난번에 다른 인터뷰에서 작가님께서 한국의 전통을 즐기면서 행복을 느끼다라고 말씀을 해주셨잖아요. 아록은 어떤 행복을 전달해 드리고 싶으신가요?

 

나이대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부모님 세대들은 다들 사용해 보았던 것이고, 경험해 보았던 것이지만 근래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제가 소개해 드리기 때문에 그분들은 굉장히 반가움을 느껴주세요. 어릴 적에 좋아했던 것이다, 어릴 적 이런 추억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시죠. 그 경험이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고, 그분들께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행복이에요. 또, 어린 친구들이 부모님과 함께 오는 경우 부모님의 추억을 듣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좋아요.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의 전통을 소위 ‘힙하다’고 느껴주는 젊은 층의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래서 결국 한국에 대해 다시 긍정적인 경험과 의미를 보여주고, 더 나아가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를 높일 수도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 그렇다면 아직은 담아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담아내고 싶은 한국의 이야기도 있을까요?

 

저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표현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어릴 적에 보았던 비디오에서 매번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모습이 나오고, '범이 잡아간다'는 등의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감각적이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호랑이 무늬를 넣어버리니 제품 자체가 굉장히 분위기가 강해지더라고요. 하하.

 

 

 

손단비 대표가 스튜디오 아록의 제품을 만들 때



- 예전, 아록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으로 활옷 연꽃 러그를 말씀해 주셨어요. 활옷 연꽃 러그를 소개해주신다면.

 

활옷은 조선시대 여성들이 가장 축하받을 때 입었던 전통 옷이에요. 그 옷 안에 있는 소재들도 각자 굉장히 좋은 의미들을 품고 있어요.

 

저는 사실 처음 봤을 때 굉장히 화려해서 좋았어요. 대한민국이 백의민족이라고 불리는 만큼 수수한 것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도 화려한 것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의 전통을 재미있게 느끼기 좋다고 생각했죠.

 

활옷이 늘 축하받는 자리에서 입었던 옷인 만큼, 우리 브랜드도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그렇기에 아록의 정체성은 이 활옷 연꽃 러그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20240815155919_ztwteyzd.jpg

 


- 스튜디오 아록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을 말씀해주신다면.

 

옥춘이랑 댕기 명주실 북어가 제일 사랑을 받고 있어요. 옥춘은 정말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죠. 옥춘 이미지 자체를 굉장히 좋아해 주셔서 올해는 옥춘을 조금 더 쉽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사용성이 높은 제품을 만들려고 해요. 그래서 옥춘 파우치를 제작해서 선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인데, 그것도 제작하는데 1년 6개월 정도가 걸렸네요. 하하. 그리고 댕기 북어도 워낙 사랑을 많이 해주셔서 색상을 조금 더 추가하는 등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 말씀해주셨다시피 <댕기 명주실 북어>가 실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명주실 댕기 북어의 경우 어떻게 제작을 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한데.

 

제가 교수님 밑에서 조교 생활을 오래 했어요. 그런데 저희 교수님께서 토속 신앙, 미신 같은 것들을 굉장히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매년 새해마다 명태를 갖고 와서 명주실에 구워서 전에 있던 것을 버리고 새로 올려놓고, 막걸리를 돌리고, 향을 피우는 작업들을 항상 교수님의 밑에서 제가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제 작업실에서 그 작업을 똑같이 하게 되었죠. 저는 북어를 먹지도 않고 막걸리를 마시지도 않는데, 갖고 와서 그러한 행위들을 한 거예요. 그런데 제가 관리를 잘못했는지, 작업실이 굉장히 습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느 순간부도 냄새가 나더라고요.

 

저도 미신을 믿는 편이라 잘 되게 해주는 오브제를 작업실에 놓고 싶은데 관리를 못하니까 그렇다면 내가 잘하는 작업으로 이를 재해석해서 만들어 놓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의 작업물이다 보니 더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 것도 있죠.

 

그래서 맨 처음에는 저희 작업실에 놓으려고 제 것을 만들어놓은 것이었어요. 그런데 저의 작업실에 오는 사람마다 긍정적인 반응과 구매 의사를 보여줬어요. 그렇다면 이것을 상품화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크기변환]댕기 명주실 북어 (1).jpg

 

 

- 섬유 공예인 만큼 다른 작품들에 비해 관리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있으실 것 같아요. 실제로 이전에 세탁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신다고 언급해주신 적이 있는데.

 

저는 모든 상품을 만들 때 굉장히 비싼 것을 만들지는 않아도 구매한 뒤 부모님께서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공예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담아서 늘 제작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보존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언급해 주신 것처럼 세탁의 부분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요. 변색이나 보관 방법이 너무 불편하지 않을 수 있는, 오래 물려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싶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를 하고 있어요. 제가 관리 방법을 굉장히 상세하게 적어서 상품과 함께 동봉해 드리기도 하고요.

 

 

- 그렇다면 앞으로 스튜디오 아록에서 풀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면.

 

대한민국은 백의민족이잖아요. 그래서 하얀색 제품들을 너무 좋아하고, 저도 계속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하지만 백의민족이라는 별명과 동시에 옛날의 어머님들께서 빨래 방망이로 옷을 두드리는 과정이 고난의 시간과도 같다는 말도 있죠.

 

그 이야기와 동일한 흐름인 것 같아요. 저도 하얀 제품을 만들면 세탁도 어렵고 변색도 굉장히 심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매일 만들고 이 부분에 대해서 실험을 해요. 하얀 제품을 만든 뒤 가시광선으로 몇 날 며칠 걸어놓기도 하며 가장 적합한 소재를 계속 찾아내고 있습니다.

 

 

[크기변환]색동 모란 러그.JPG


 

 

스튜디오 아록, 손단비 대표가 이야기하는 한국 전통의 부재


 

- 최근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가 다시 재해석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씀해주셨던 사례처럼 젊은 층에게 한국의 전통이 익숙하지는 않아요. 전통의 명맥이 끊기고 연결이 되지 않는 이유를 아록에서는 무엇으로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국의 전통을 살려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소수이다 보니 그 소수의 사람들의 취향으로 굳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다른 다수의 사람들의 눈에는 ‘이것은 내가 아닌 소수의 취향이지 내 취향은 아니다’고 느껴질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취향도 다양해지고, 그만큼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다양해지니까요. 그렇게 되면 또 그걸 활용하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다양해지죠. 결국 다수가 제작하고 향유하는 문화가 되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국의 전통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음에 비해 최근 대한민국의 젊은 층은 일본의 분위기를 선호하죠.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본은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도 전통을 계속 즐기잖아요. 기모노, 유카타 등을 일상 속에서도 자주 입죠. 하지만 한국에서 한복은 경복궁 갈 때만 입는 느낌이 강해요. 우리나라는 일상 속에서 전통을 즐길 일이 없으니까 나의 것이 아닌 느낌이 강하죠. 그래서 보다 가까운 다른 전통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여기에는 어릴 적부터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본 것도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면서 어린 친구들의 한국의 전통보다 일본의 전통을 더 친숙하게 여기는 거죠. 우리가 사용해 보지 않았음에도 미디어 매체로 접한 타국의 전통이 굉장히 익숙해져서 나의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결국 대한민국 전통을 활용한 제품들의 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가 많아야 사람들이 더 많이 접하고, 그중에서도 자신의 취향을 고를 수 있으니까요. 결국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죠.

 

 

 

마무리 지으며


 

- 예전의 아록과 지금의 아록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에 제작했던 것은 아무래도 제가 하고 싶은 작업들을 위주로 했었기 때문에 상품보다는 작품의 개념에 가까웠어요. 제가 예쁘고 보기 좋게 느껴지는 것으로, 최대한 저에게 예쁘게 재해석해서 그대로 보여드렸죠. 그래서 초기의 것들을 보면 굉장히 화려하고 다채로워요.

 

하지만 상품성으로 따지자면 사실 손이 굉장히 많이 가기 때문에 가격대가 좀 높았어요. 일반 대중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웠던 것도 있죠.

 

그래서 요즘에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조금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디자인과 제작 방식을 고민하여 일상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크기변환]달토끼코스터 (2).jpg

 

 

- 아록의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

 

저희가 올해 많이 바빠지며 새롭게 직원을 채용했어요. 그런데, 직원을 채용할 때 어린 친구들이 굉장히 관심을 가져줬죠. 그래서 제가 그 친구들에게 '왜 아록에 지원했는지'에 대해 물어보니 다들 한국 전통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록이 전통을 풀어내는 방식이 재미있어 관심이 갔다고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 어린 친구들이 나중에 저와 함께 성장해서 또 이 친구들만의 색깔로 한국의 전통을 펼쳐내는 것을 보면 굉장히 즐거울 것 같고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한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욱 저희 제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어떤 분께서는 2년 동안 거의 30번 저희 제품을 구매해 주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께 ‘왜 이렇게 제품을 많이 구매해 주시나요’ 여쭤보았더니 우리 아록의 제품들이 너무 좋아서 주변 분들에게도 선물을 해주신다는 거예요. 처음 우리 제품을 구매했을 때 안 좋은 일이 있으셨는데, 구매 이후 잘 풀려서 아록의 의미가 그분께는 굉장히 좋았다고 해주셨어요.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정말 감사해요. 아무래도 제가 아록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슬럼프가 있을 때도 있고, 요즘에는 하루에 16시간에서 18시간씩 작업을 하다 보니 정말 힘들거든요. 그럼에도 저희 제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면 굉장히 힘이 나요. 그래서 그분들께서 제가 하나라도 더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크기변환]색동선반 (2).jpg

 

 

[김푸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12.1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