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맑은 영화니까, 보면 좋으니까 – 다우렌의 결혼 [영화]

무해한 시나리오와 무해한 마스크
글 입력 2024.06.1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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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는 영화, 다큐를 찍는 다큐. 는 대개 적나라한 현실을 비추기 위한 방식으로 애용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이고 어디까지가 애드립이고 어디까지가 대본인지. 어우 헷갈려, 헷갈린데 재밌어.

 

온전한 사실관계에서는 맛볼 수 없는 통쾌함과 적나라함이 두 영화와 다큐의 오래된 생존방식이었다. 조금 더 지치고, 조금 더 찌들고, 조금 더 까지고. 해탈의 경지로부터 창출되는 재밌음이었다. 다큐를 찍는 영화를 표방하는 <다우렌의 결혼>이 선사하는 재밌음은 조금 다르다. 다른데 좋다.

 

‘카자흐스탄’이라는 생경한 배경과 ‘가짜 결혼’이라는 내거티브적 사건을 택했지만. 이주승과 구성환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시종일관 참 맑다, 라는 인상을 준다.

 

때 묻지 않은 순박함이 그들에 있고, 헷갈리기보다는 궁금하게 만드는 생존방식이, 임찬익 감독과 <다우렌의 결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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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봉을 꿈꾸는 다큐멘터리 조연출 승주는(이주승), 카자흐스탄의 결혼 다큐를 찍겠다는 설렘으로 타지에 도착했지만. 현지의 고려인 감독 유라가(박루슬란) 교통사고를 당하고 예정된 결혼식을 놓치게 되며 다큐멘터리 촬영에 문제가 생긴다.

 

한국에서는 어떻게든, 안되면 되는대로 다큐를 완성해 오라는 압박에. 조연출에서 연출로, 승주서 다우렌으로 개명하고 제작진에서 출연진까지 맡으며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을(신랑 역) 겸직하게 된다. 그런 승주와 함께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간 영태는(구성환) 카메라보다 숟가락을 많이 들지만, 고군분투하는 승주 옆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에 애쓴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한 일이 계속 꼬이며, 승주와 영태에서. 유라의 삼촌 게오르기와(조하석) 가짜 신부 아디나(아디나 바잔)까지.

 

가짜 결혼식을 진짜 다큐로 완성하기 위해 둘이 셋으로 셋이 넷으로, 사건을 점차 키워가며 영화는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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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에게는 성공적 연출 후, 갈치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황당무계한 시나리오로 입봉하겠구나라는 황당무계한 희망이 있고. 영태에게는 결혼식에 대접할 만찬을 즐길 수 있겠다는 본능적 희망이 있다.

 

이 둘의 순진한 목표가, 두 배우의 순박한 마스크를 만나. <다우렌의 결혼>은 맑은 감상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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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맑음은 무해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지치고 찌들고 까지고. 그럴 수밖에, 그럴 만도 한 현실로부터의 호나기구로 <다우렌의 결혼>은 좋은 선택지가 되어준다.

 

카자흐스탄이라는 배경은 도심 속 클락션이나 환승 알림에 지쳤을 관객들에 좋은 환기구가 되어준다. 온전하다면 맛볼 수 없는, 영화를 찍는 영화가 선사하는 맑음과 무해함이 좋다. 맑은 영화니까, 보면 좋으니까.

 

지쳤다면 <다우렌의 결혼>을 보면, 좋다.

 

 

[윤제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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