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 위로 - 그림이라는 위로

그림에 담긴 위로의 마음
글 입력 2024.05.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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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는 나날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유독 감성을 넘어선 감정이 파도를 일으키는 날이 있다.

 

때론 그게 며칠, 몇 주, 혹은 그 이상으로 유지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성으로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부턴 감정만 공허하게 메아리치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 감정이 긍정적인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유감스럽게도 그 감정이 부정적인 것이라면 그 감정 어린 하루 앞에 나는 무기력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먼지 한 톨처럼 금방 닦아낼 수 있는 것 같이 스스로가 느껴질 때, 그럴 때만큼은 위로가 필요하다. 그것이 꼭 말과 행동에 의한 것이 아닐지언정, 부정적인 감정에 맞서는 나의 위축된 마음을 울리는 위로가 필요하다.

 

시각적인 방법은 그 위로를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얀 구름이 흘러가는 푸른 하늘과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나뭇잎, 따스한 노란빛으로 비춰지는 햇살, 그리고 언뜻 보이는 가지각색의 풀꽃들.. 상상만으로 약간의 안정을 주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 풍경을 상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어떤 사람들은 이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오늘은 마지막 사람들, 화가들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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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라는 위로>는 이탈리아 공인 문화해설사인 윤성희 작가가 소개하는 일종의 ‘미술위로책’이다.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갔던, 그러나 캔버스 위에선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용기있게, 당당하게 그려나간 화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목차는 위안, 용기, 치유, 휴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목차 별로 이 감정을 담아낸 작품들이 기재되어 있다.

 

재밌는 점은, 설명은 최소화되어 있다. 설명은 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각 화가들이 어떻게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혹은 ‘살아내기 위해’ 그림을 마주하였는지 한 페이지 가량으로 적혀있다. 따라서, 오늘의 감정에 휩쓸린 나에게 필요한 덕목과 화가를 골라 그림을 마주할 수 있다. 또는, 책을 펴 아무 페이지나 열고서, 혹은, 책을 빠르게 넘겨가면서 유독 시선이 많이 가는 작품에 대하여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1911년 뭉크가 발표한 작품 <태양>을 보았다. 보통 사람들에게 뭉크는 <절규>를 그린, 음울하고 부정적인 그림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절규>를 그리고도 약 20년 가까이 흐른 그가 그린 <태양>은 환한 빛으로 가득한 밝은 그림이었다. 그는 항상 죽음이 곁에 있다고 생각해 공포를 느꼈지만, 그럼에도 그 고통을 이겨내려는 의지 하에 어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실제로 뭉크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진 그의 고국인 노르웨이에서 <태양>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페이지를 넘겨 보았다. 그에게 달린 소제목은 ‘불안한 순간마다 다시 연필을 듭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시피 고흐는 평생을 정신 질환과 함께 하며 고통받았고, 재정적 어려움과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깊은 좌절감을 항상 겪어왔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위안을 받던 밤하늘과 그것에 떠있는 별들을 자신의 화풍으로 옮겨 담았다. 그리고 그의 그림을 보고 현대의 사람들은 많은 위로와 감명을 받는다. 그가 자신의 슬픔을 풀어내던 캔버스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눈물을 받아내는 공간이 된 것이다.

 

<그림이라는 위로>는 결국 위로를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불안과 슬픔과 우울과 두려움을 겪는 모든 마음들이 위안 받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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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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