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와 우리의 태도 - 진실과 회복 [도서]

자각과 인정이 주는 보상
글 입력 2024.04.06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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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명을 최초로 제안한, 트라우마 연구의 세계적 거장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신작 [진실과 회복]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과 [트라우마]에 이어 '트라우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역작으로, 2023년 미국에서 출간된 뒤 수많은 언론들, 학자들, 활동가들, 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뉴욕 타임스]에서는 이 책을 "트라우마 생존자들을 위해 정의를 다시 상상하는 매우 비범하고 깊이 있는 연구서"라고 소개했고,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쓴 작가 V(개명 전 이름 이브 엔슬러)는 이 책을 두고 "훌륭한 솜씨를 발휘해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형태를 부여해낸, 단어 하나하나가 진실되고 핵심적인 저서"라며 상찬했다.

 

이 책에서 허먼은 트라우마 회복에 필요한 궁극적 요소로서 사회적 역할을 조명하면서,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서는 공동체 차원에서의 진실 인정과 정의 바로 세우기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폭력 피해 생존자들이 사회의 혁신적 조치들을 통해 생존자 정의를 획득하는 희망적인 회복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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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로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이 도서가 끌렸다. “힘드셨겠어요”, “힘내세요”라는 말로는 누군가를 진심을 다해 위할 수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쳤고, 나만의 새로운 위로 방법도 정의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우선 가장 인상 깊었던 파트는 바로 “인정”이었다. 이 인정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폭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가해자의 인정과 주변인들의 인정이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스스로 상황과 불행을 인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그들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그들의 인정이 아닌 가해자와 우리의 인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해자의 인정, 어찌 보면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들의 인정 없이, 그들의 죄책감 없이는 피해자들의 영원한 회복을 막을 수 없다. 그들이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자각할 필요가 있다.

 

자각과 인정이 주는 정신적 보상은 금전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해자를 피해자가 용서하고 말고의 여부는 피해자 본인에게 달려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 항목에서 유의해야 할 것이 바로 ‘우리의 태도’ 임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태도는 어떻게 변하여야 할까. 지금까지 우리는 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향해 우리의 생각보다 더 날카로운 동정의 칼날을 던진다. 그러나 이러한 동정은 피해자들에게 매우 좋지 않다. 인정이 아닌 동정은 스스로를 더 구석에 몰게 되고, 결국 이 모든 상황을 본인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이 책에서도 비슷하게 언급하고 있다. 본인의 탓으로 생각하는 피해자들의 어두운 생각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인정하고 돌아봐야 한다.

 

단순히 힘들겠다, 공감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그들이 원하는 보상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자세!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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