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민, 비탄, 그리고 경외 – 뮤지컬 피에타 [공연]

글 입력 2024.03.2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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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Pietà)는 가톨릭 예술 주제의 하나로, 주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슬픔에 빠진 모습을 묘사한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만날 수 있는 미켈란젤로의 조각 <피에타>가 있으며, 외젠 들라크루아, 빈센트 반 고흐, 케테 콜비츠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가 시대를 불문하고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반복적으로 표현한 주제이다.


이러한 고전적 주제인 ‘피에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이 있다. 약속의 연극 레퍼토리에서 제작하고 예술의전당 자유 소극장에서 상연된 뮤지컬 <피에타>는 인간의 역사 이래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 사회구조의 악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 작품으로, 사회적 살인을 당한 자식을 둔 어머니의 절규를 생생하게 보도한다.


피에타의 재해석 - 뮤지컬 <피에타>는 철저히 인간으로서의 마리아, 성모이기 이전에 어머니로서 마리아의 감정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시각 예술의 특성상 단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만을 묘사해 왔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해당 뮤지컬은 마리아가 아이를 기르며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다가오는 운명을 모른 채, 가난하지만 함께하기에 충만한 순간을 보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마리아가 아들에게 바란 것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는 힘없는 자들에게 불친절한 이 불평등한 세상을 구원할 숙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 아들을 품에서 놓아주어야 하는 마리아의 비통함은 가슴 저리게 와닿는다.

 

완벽한 모노드라마 - 이 뮤지컬은 모노드라마이다. 즉, 단 한 명의 연기자가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이끌어간다. 주제가 피에타라면 적어도 마리아와 예수, 두 명이 등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극을 보며 완벽히 납득했다.


마리아 역을 맡은 배우 김사라는 극의 주인공이자 해설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 몸짓 하나, 손짓 하나 섬세한 연기에서부터, 절정으로 향할수록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무대를 빈틈없이 채우고, 관객들을 설득해 낸다.

 

스토리, 연기력, 음악의 조화로운 삼박자 - 뮤지컬 <피에타>는 더 이상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없이 재현되어 온 ‘피에타‘라는 주제는 모노드라마 뮤지컬이라는 형식과 만나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이는 흡입력 있는 배우의 연기력, 장의 분위기에 따라 나비처럼 산뜻하기도, 역사처럼 장엄하기도 한 음악에 의해 극대화된다. 스토리와 연기력, 음악의 완벽한 삼박자로 극에 완전히 빠져든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뮤지컬 피에타_포스터.jpg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연민, 비탄, 경외의 뜻을 가진다.


종교적 의미를 넘어 한 명의 인간의 삶과 운명에 대한 비탄을 담고 있다. 이 애절한 상황에 연민을 가지다가도, 삶이란 그러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든 이들에게 경외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어찌할 수 없는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뮤지컬 <피에타>는 생에 대한 우리의 자세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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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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