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소재는 일상에서 나온다

글 입력 2024.02.1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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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아트인사이트.jpg

 

 

잘 쓴 글은 무엇일까. 내가 쓴 글은 봐줄 만한 글일까? 점수로 따지면 어느 정도일까?


이 년여 동안 일과 아트인사이트 활동, 대외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던 내 노하우를 공유하려 한다.

 

사실 글쓰기에는 정답이 없다. 답이 없기에 점수도 감히 매길 수 없다. 대학 입시 전 일회성으로 논술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글의 형식은 정해져 있었다. 대학교마다 원하는 글의 형태와 틀이 있었고, 대충 이 정도로 쓰면 합격선에 들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학교가 원하는 맞춤형 글쓰기를 돈 주고 배운 셈이다.

그렇다면 아트인사이트의 글쓰기는 어떨까?

 

소재와 형식이 자유롭다. 예술이라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과거부터 최신 유행, 지나간 기억, 전시회, 음악회, 영화관람기, 에세이 등 내가 느낀 어떤 감정을 글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도 감이 안 온다, 소재가 없어서 하루 종일 빈 한글 파일 혹은 메모장만 본다고?

 

 

 

소재는 당신,
바로 옆에 있다
 


 

회사 생활과 팍팍한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숨을 쉴 수 있었던 이유는 글쓰기였다. 본연의 업무와 연결되는 글을 쓰기 위해 초반에는 최신유행 물건이나 문화를 검색해 일부러 찾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글 소재를 찾으니 글이 술술 써지지 않았다. 더 멋있는 미사어구와 겉 멋을 찾게 되며 문장 안에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어느날부터 진짜 내 일상, 생각을 마주하는 글을 쓰며 글 소재가 풍성해졌다.

잠자기 전 오늘 하루를 머릿속으로 떠 올려보자. 내가 먹은 것부터 해서 재밌었던 일, 화난일, 슬펐던 일, 남들이 볼 땐 아무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내 머릿속에 계속 남는 일 말이다. 일이 아니라면 물건이라도 좋다.

이를테면 오늘 요리해 먹은 음식이 특별하다면 그 이유를. 회사 점심시간에 산책을 했는데 걸으면서 보게 된 풍경, 사소한데 웃긴 이야기들을 떠올려보자.

 

필자의 경우 강아지 신장과 심장이 안 좋아 육 개월 넘는 시간 동안 간호하며 그 마음을 글로 쓴 적이 있었다. 사실상 봐줄 사람도 없는 데다 잠깐의 외출도 허락되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 글을 쓰거나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지만 인강이라도 들을라 치면 강아지는 나를 찾으며 낑낑 앓는 소리를 냈다. 무엇을 소재로 쓸까. 나는 문화생활도 못하는데…… 이 활동이라도 못 하면 영영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마음을 그대로 글로 썼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구체적으로 쓰면 반복의 연속이고 또 하루하루가 매우 힘들고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다. 때문에 그중 기억에 남는 소재를 떠올려 잘 묘사해 보자. 나는 똥 손인 내가 수액 용품을 사서 홈 케어를 하며 수액을 놔주고 또 강아지가 잘 참아주는 너무 기특해 사진으로 찍고 글로 남겼다.

 

남들 눈에 나는 일 안 하고 강아지만 보는 한심한 백수일지 몰라도 그렇게 해서 하루하루 살아주는 반려견 딸기가 너무 고마웠다.


하루를 살다 보면 특별한 기억이 사진처럼 남을 때가 있다. 그 특별함이 왜 인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에세이고, 진짜 내 글이 되지 않을까? 하루에 대해 일기를 써도 좋고, 하루 한 달 일 년 혹은 특별한 이야기를 한 번쯤은 써보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처럼,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을, 특별한 생각으로 채워보자.


채워야 되는 수동적인 글이 아닌  마음으로 와닿는 진정한 내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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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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