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남은 교육에 선행한다.

글 입력 2024.02.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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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교생실습도 다녀오지 않은 예비교사인 내가 감히 교육에 대해 정의해보자면, 교육이란  ‘학생들이 잘 살도록 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의 모범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벗어난 사회에서 잘 사는 학생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잘 사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나, 나는 잘 사는 것이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에게 닥치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가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해하는 지 등을 아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학생들이 각자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 닥쳤을 때,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교육은 학생들에게 개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인생에서 누구에게나 문제 상황은 오기 마련이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 고민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연습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교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기 전에, 학교는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교육에 있어 학생들과 접촉하는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나, 교사의 역할은 학교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유로움,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학생들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과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학교는 학생들에게 믿음을 주는 공간이어야 함을 뜻하기도 한다. 학생들을 믿으면, 학생들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게 된다. 학생들에게 꼬리표를 달아 한 단어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체를 믿는 것이 학교의 역할인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진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사회에서 민감한 주제, 꺼내지 않는 주제라고 여길지라도 학교는 이러한 주제를 공개적으로 다뤄야 한다. 이를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을 경우 주제와 관련해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들을 기회, 자신이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잃게 된다.


사회에서 민감한 주제라고 불리는 주제 중 몇몇은 우리가 살면서 필수적으로 겪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현재의 공교육은 ‘죽음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되고 사회에서 이것에 대해 다루지 않더라도 최소한 교육에 있어 이를 고민하는 시간은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교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교사는 학생들이 잘 사는 것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답을 알려주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들이 각자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약도를 그리는 것부터 돕고 길을 트는 방법에 대해 알려줘야 함을 말한다. 학생들 개개인이 각자의 개성, 가치관에 맞는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교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사만큼 사람들과 많이 접하는 직업은 없다. 심지어 교사가 만나는 사람들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가장 미성숙한 시기에 만나는 교사는 그들이 충분히 사유하고, 본인 나름의 답을 찾고, 본인이 누구인지 알도록 해야 한다.


만남은 교육에 선행한다. 독일의 실존주의 교육철학자 볼노브가 말했다.

 

교사는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것에 앞서 그들을 만나는 것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받는 존중은 당연한 것이 아니듯이, 교사는 자신이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교과지도와 생활지도에 있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교직에 남아있는 동안 계속해서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또한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교생실습을 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교사가 되었을 때에도 계속해서 고민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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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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