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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의 선택은 진정으로 내 것인가? [영화]

by 최아연 에디터
2023.12.27 09:08

 

 

누가 배움의 문을 두드리는가?

- 저희 여성들입니다

무엇을 구하는가?

- 진리를 탐구하여 영혼을 깨우고 싶습니다

너를 환영한다. 널 따르는 자들과 함께 들어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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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겨울, 뉴욕 최고의 명문 여성 대학교 웨슬리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에서 배움을 통해 진리를 구하고자 한다고 당당히 외친다.

 

이 열정적인 여성들에게 서부에서 온 캐서린 교수는 성에 차지 않았다. 미술사 수업을 맡아 새로 온 캐서린은 물어보는 족족 완벽한 대답을 내놓는 학생들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당연한 일. 엄청난 학구열의 이 학생들은 개강 전 수업 교재를 모조리 읽고 그 내용을 통째로 외워버렸다. 그러고는 캐서린에게 겨우 이것 밖에 안되냐는 듯한 표정들을 짓는다. 

 

삐그덕거리는 듯 보이는 캐서린의 부임 후 첫 수업.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열의에 오히려 힘을 얻은 캐서린은 기존의 교재와 수업 자료를 과감히 집어 던진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진짜’ 질문을 던진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미와 추는 누가 결정할까? 학생들은 캐서린의 수업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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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너무 틀에 박혀있어요

 

그러나 또다시 마주하게 된 갈등. 캐서린은 누구보다 뛰어난 베티가 결혼 생활 때문에 수업에 빠지고, 똑똑하고 재능있는 조안이 남편을 서포트하기 위해 예일 로스쿨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하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

 

바른 가문, 바른 학교, 바른 예술, 바른 사고방식.

- 스스로 생각하는 노력을 덜어주죠.

이런 데서 어떻게 변화를 기대하나요?

 

이 학교의 모든 것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 능력을 펼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부 수업에 불과했다는 것에 캐서린은 실망한다. 그는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억압은 너무나 견고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학교로부터 그의 수업 방식에 대한 제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캐서린은 이 전통적인 학교에서 너무나 ‘급진적인’ 교수이다.

 

-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캐서린은 학생들에게 모나리자 속 여성이 진정으로 행복해 보이느냐고 묻는다. 인자한 미소 뒤로 어떤 감정이 숨어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캐서린은 남편의 바람으로 완벽해 보였던 결혼 생활을 끝내려는 베티를 꼭 안아주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편의 뒷바라지에 집중하고자 로스쿨 진학을 끝끝내 포기한 조안에게 행복하게 지내라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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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비하면 좋아졌죠”

 

영화는 2003년에 만들어진 1950년대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2023년 현재에도 유효하다. ‘그때와 비교해 좋아졌다’면 우리는 감사히 여기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렇다면 그때에 비해 뭐가 얼마나 좋아졌을까?

 

혹자는 여성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 상황, 결혼과 커리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된 것에서 감사의 대상을 찾는다. 하지만 가정과 진로 중 하나만을 골라야 한다면 그것을 진정한 선택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성을 본 적이 있나?

 

이 영화는 모나리자 스마일 뒤에 가려진 여성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짊어진 무게는 숨기고 늘 행복한 듯 웃어야 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출생과 인구 위기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하는 지금, 이 시대에서 조차 여전히 누구도 이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주지 않는 사회가 놀라울 뿐이다.

 

결국 웨슬리를 떠나는 캐서린을 위해 학생들은 해바라기 그림을 준비한다. 아름답지는 않을지 몰라도 각자의 개성을 살려 그린 해바라기 그림들이었다.

 

이 그림들처럼 이 똑똑한 여성들이 언젠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꽃피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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