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스 이즈 어 뮤지컬

글 입력 2023.11.27 09:4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누군가 나에게 취미를 물으면 어느 순간 ‘뮤지컬 보기’라고 답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어떤 배우가 있고, 몇몇의 뮤지컬이 어떤 내용과 넘버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대충 답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이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너무 비싼 취미라 하고, 누군가는 너무 오글거린다고도 한다. 동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뮤지컬을 보러 다닌다. 뮤지컬은 ‘뮤지컬’만이 주는 힘이 있다. 관객들 앞에서 무대를 하는 도중 벅차오름을 느끼는 배우의 마음에 공감하게 되고, 배우마다 다르게 해석되는 넘버가 매번 새롭게 느껴지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뒷받침해주는 악기들의 연주와, 무대 장치, 화려한 조명에 감탄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 한 공연이 완성될 때, 나 역시도 벅차오른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이상할 정도로 흥분된 기분으로 넘버들을 흥얼거리며 집에 돌아간다. 집에 돌아간 후에도 함께 보았던 친구와 함께 프로그램북을 뜯어보며 다시 상기하고,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며 가끔은 그 뮤지컬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한다. 그 무대 위의 배우들의 기분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사실은 ‘만약 내가 춤과 노래에 재능이 있었다면, 혹은 좀 더 빠르게 흥미를 가졌다면, 뮤지컬 배우가 되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한다. 너무 허상만 바라본 결과이기도 하지만, 뭐 그렇기도 하다는 말이다.


서론이 길었다. 이런 나에게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99개의 작품, 350개의 넘버를 담은 뮤지컬 도서라니! “이 책을 읽는 내내 극장으로 달려가고 싶었다”는 추천서가 정말이지 어울리는 책이었다.

 

 

디스이즈어뮤지컬_평면_띠지.jpg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은 뮤지컬을 공부하고, 또 20여 년 넘게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최지이 배우가 다채로운 뮤지컬을 경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다. 특히 뮤지컬의 넘버들을 중심으로 그 안에 담긴 서사와 배우와 감독, 제작자들의 고민들, 무대 뒷 이야기까지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매우 다양한 뮤지컬 작품들을 다룸으로써 깊이는 물론, 넓이의 폭까지 아우르고 있다.

 

[다채로운 뮤지컬을 경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친절한 한 권의 가이드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최대한 많은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 직접 보고 경험한 작품은 물론, 국내 미공연 작품까지 99개 작품과 350여 개의 넘버를 다뤘다. 각각의 작품이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는지, 그 작품 속에서 넘버는 어떻게 서사를 이끌어가고 있는지, 그 안에 배우와 감독, 제작자들은 어떤 고민의 결과를 담아 냈는지 무대 뒤의 이야기까지 소개하려 노력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넘버에 집중한 건 넘버야말로 뮤지컬만이 가질 수 있는 대표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 프롤로그 中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뮤지컬을 하나씩 차례대로 소개한다. 누구나 아는 뮤지컬 작품부터, 브로드웨이에서 현재 매우 핫한 작품들이나 우리나라에서 창작해 연출해 낸 작품들까지. 정말이지 거의 모든 작품들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겠다.

 

각 작품마다 제목과 함께 그 작품을 설명할 수 있는 상징적인 한 문장을 적었다. 이를테면 작품 ‘데스노트’ 옆에는 ‘누군가 이 세상을 바로잡아야 한다’라는 식이다. 작사, 작곡가의 이름, 초연, 주요 넘버 등 기본적인 정보를 짧게 서술한 후, 관련 작품과 넘버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단순한 내용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뮤지컬과 관련된 전문 용어들도 등장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라 설명하며 ‘성스루 뮤지컬’에 대해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한 넘버 안에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레치타티보는 ‘서술한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말에 음을 붙여 부른다는 의미라 한다. 마치 대사에 음의 높낮이가 존재하는 듯, 어떤 멜로디나 선율 없이 음의 높낮이와 말의 속도로만 노래한다. 반면 아리아는 우리가 뮤지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멜로디가 있는 넘버를 말한다. 레치타티보가 끝나면,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가 이어진다.


책 한권을 읽었을 뿐인데, 정말이지 수많은 뮤지컬 속에 빠져 있다 나온 기분이 들었다. 크던 작던 상관없이 ‘뮤지컬’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혹은 뮤지컬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당장이라도 극장으로 달려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윤영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