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BORN PINK’, 피날레를 찍으며 [음악]

블랙핑크의 앞에 놓인 길이 어떻든 간에
글 입력 2023.09.3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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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블랙핑크의 ‘BORN PINK’ 투어가 막을 내렸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콘서트는 무려 11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180만 명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서울에서의 피날레 공연이 예고되었던 때부터 팬심이 불타올라 꼭 가겠다며 다짐했지만, 부닥친 현실 앞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방구석에서 천천히 실시간으로 업로드되는 영상에 의존하며 뒤늦게나마 스크린으로 무대를 즐기고, 다음엔 기필코 가겠다며 다짐하곤 했다.

 

 

썸네일.jpg

 

 

이번 피날레 공연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투어의 시작을 알렸던 작년 서울 콘서트와 다른 구성과 연출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투어 기간 중 진행된 코첼라와 지수의 솔로곡이 발표되면서 이전보다 화려한 세트리스트를 구성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공연으로 블랙핑크는 ‘여자 가수 최초 고척돔 입성’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소식으로만 가득해 보이는 피날레 공연은 사실 암묵적으로 재계약이라는 이슈를 가지고 있었다. 투어가 끝나기도 전부터 계속해서 올라오는 온갖 기사들. 공연 중 그 누구도 재계약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으나, 공연이 끝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루머인지 사실인지 모를 추측성 글들이 난무했다. 넷이 계속 함께 공연하는 그림을 꿈꾸는 팬인 나조차도 섣불리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남들은 제 이야기인 양 활기차게 떠드는 모습이 불편하기도 했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 글을 쓰는 것조차도 꽤 조심스러웠다. 피날레 공연이라는 큰 과제를 끝낸 것을 기념으로 가볍게 회고하는 마음에서 출발하였으나, 혹여나 내가 그들의 단체활동은 끝냈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다고 오해할까 싶어서였다.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큰 과제의 마침표를 찍으며 어쩌면 커리어에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르는 이 시점을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고, 이를 핑계로 내가 좋아하는 블랙핑크의 노래를 추천해 주고 싶어서이다. 그러니 오해는 말고 팬심 가득한 노래 추천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냥 될 대로 되라고 해_Tally


 


 

 

가장 최근 발매된 의 수록곡으로 7번 트랙이다.


인트로의 크런치한 기타 사운드가 굉장히 매력적인 곡으로 힙합과 락 요소가 내재된 팝이다. 다이내믹한 구성보다는 담담하고 시크하게 풀어낸 무드로 감미로운 멜로디와 대비되는 강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가사는 전부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아마도 대부분이 멜로디에 의존하여 곡을 감상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곡의 킬링 포인트는 단연 가사가 주는 ‘메시지’에 있다고 본다.

   

 

I say "fuck it" when I feel it

그냥 될대로 되라고 해

 

'Cause no one's keepin' tally

어차피 기록되는것도 아닌데

 

I do what I want with who I like

그냥 하고 싶은 걸 할거야

 

I ain't gon' conceal it

숨길 생각 없어

 

While you talkin' all that shit

네가 헛소리 할 때

 

I'll be gettin' mine, gettin' mine

난 내 몫을 챙길테니

 

Everybody tells me to play nice

다들 내게 얌전하게 좀 굴라고 해

 

Everybody judge, but looking twice

모두가 날 판단하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But my body don't belong to, nah-uh-uh, none of them though

내 몸은 내 거잖아

 

And I'm not gonna change 'cause you say so

네가 말한다고 바뀔 생각은 없어

 

 

블랙핑크와 일맥상통하는 가사 같기도 했고, 한 편으로는 날아오는 화살에 이 가사처럼 대처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할 땐 언제든 욕해버리고, 얌전하게 굴라는 충고보다는 내 판단에 맡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하고 싶다는 말이 블랙핑크라는 팀이 주는 걸크러쉬 이미지와 그들에게 흠집을 내려는 익명의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말과 부합한 것 같았다.

 

기타 리프 위에서 감미로운 보컬이 하는 말이 실은 ‘내 알아서 할 테니 신경 꺼’였기에 오히려 더 좋았던 곡이었다.

 

 

 

블핑과 오리엔탈의 만남은 옳다_Crazy Over You


 


 

 

나머지 하나를 어떤 곡을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린 곡이다. 바로 ‘Crazy Over You’라는 곡이다.

 

앞서 ‘Tally’가 가사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이 곡은 사운드에 초점을 맞추었다. 레트로한 힙합 비트 위에 오리엔탈 느낌의 사운드 요소들이 더해진 이 곡은 시작부터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개인적으로 오리엔탈 요소가 가미된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와-’를 외쳤던 기억이 난다. 이후 온라인 콘서트에서 무대를 통해 블랙핑크와 오리엔탈의 옳은 조합을 팬들에게 보여주었고, 대중에게는 코첼라를 통해 블랙핑크와 한국미의 완벽한 조합을 선보였다.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조화였다.

 

대표적으로 이 두 곡을 추리고 추려 추천했으나 모든 곡을 한 번씩 들어봤으면 하는 만큼 좋은 음악이 가득한 디스코그래피를 자랑하는 가수라고 생각한다. 공연으로부터 약 2주가 지난 지금까지 그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지만 그녀들의 길이 앞으로 어떻든 간에 난 응원해 보려고 한다.

 

블랙핑크라는 팀에 대한 애정은 팬들보다도 본인들이 가장 클 테니 언제가 될진 몰라도 콘서트가 재개될 거란 확신은 있으니까!

 

 

[지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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