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지막 기회 [영화]

글 입력 2023.09.2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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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대사회를 표현하고 있는 짧은 애니메이션을 소개할까 한다.

 

제목은 “EL EMPLEO”이다. 스페인어 EL EMPLEO는 영어로는 The employment, 즉, 고용이라는 의미이다. 이 작품은 산티아고 그라소 감독의 작품으로 총 러닝타임이 6분 24초밖에 되지 않는 굉장히 짧은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2008년에 발표된 애니메이션으로,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에서 소외된 채 노동하는 인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 인물이 집에서 출근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는데, 인물이 사용하는 사물이, 사물이 아닌 다른 인물이라는 점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한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무표정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무표정한 얼굴로 다른 인물로 이루어진 가구를 사용하며 출근 준비를 한다. 인간으로 이루어진 조명을 켜며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나오고, 영상이 시작된다.

 

단순히 인간의 모양을 한 가구가 아닌, 실제로 인간이 가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남성이 밖을 나가기 전, 여성 옷걸이가 다물고 있던 입을 벌린다는 점과, 택시나 교통수단 외에 실제 인간을 타고, 인간 신호등을 보며 다니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처음에 영상을 보다 보면, 저렇게 다른 사람을 가구로 쓰는 사람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부가 축적된 사람일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결국 영상의 끝에서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이는 당시 스페인의 시대상을 고려하면, 알 수 있다. 당시 스페인은 1998년경 부동산 규제의 완화를 겪었고,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되면서 나타난 저금리 기조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열풍이 불었고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급증한 수치는 1997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2007년까지 10년 만에 무려 3.1배 상승할 정도였다.

 

그러나 스페인 경제는 2007년에 정점을 찍은 뒤 급락하고 빚을 갚지 못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은행권부실의 심각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에서 은행의 부실을 메꿨지만, 부실규모가 너무 커서 국가재정이 완전히 망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는 스페인 국민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 경제는 2014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에도 전체 실업률은 21%, 청년실업률은 40%를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이 지금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은 다시 한국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2008년 스페인의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잘 버텨왔던 것은, 힘들지 않아서 덜 힘들어서가 아닌, 정말 버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버티다 못해 이제 더는 버틸 수 없게 되어버린 것으로 생각한다.

 

청년실업률이 심하다 못해 이제는 은둔청년률도 고려해야 하며, 저출생의 나라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과연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는 이 짧은 애니메이션에서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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