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애니메이션: 현실을 비추다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3

글 입력 2023.09.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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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디애니페스트는 전 세계 유일의 아시아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이번에 열 아홉(19) 회차를 맞았다. 한국을 기점으로 아시아 애니메이션의 화합을 통해 독립, 실험, 열정, 비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나는 이번에 <아시아로 3>라는 작품을 보게 되었다. 아시아로 3는 제목이 말해주듯 아시아 작가들이 만든 여러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컷&, 사랑하는 아들, 탱글 라!, 형장의 결혼식, 웜우드-25, 죄, 최악의 수, 쥐).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애니메이션은 영화 범주에 들어가면서도 독립적인 장르를 형성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기대하는 효과는 영화와는 다른 무언가일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무성 애니메이션이다. 인물 간 주고받는 대화가 제한적이거나 자막으로 대신 전달한다. 이는 감상자로 하여금 한 컷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감상의 폭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때론 모호한 것이 무언가를 더 말하고 있다. 무성으로 진행되는 애니메이션 한 편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무성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의 가치는 똑같은 작품을 보고 사람들은 개별적인 해석을 내놓는 데 있다.

 

실제로 나는 이번 애니페스트를 친한 친구와 함께 갔다. 우리는 아시아로 3 작품 중 하나인 '사랑하는 아들' 보고 서로 다른 해석을 펼쳤다.

 

애니 속 여성은 고양이인 아들을 바꾸기 위해 여러 인간의 눈, 코, 입을 조합한다. 친구는 이것이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것으로, 나는 유전자 조작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서로의 해석을 들으며 공감했다. 애니메이션의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의 해석도 친구의 해석도 서로 다른 관점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애니메이션은 또한 일상을 포착한다. 일상을 그림이라는 도구로 사실적이지 않게 묘사함으로써 오히려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탱글 라!'라는 작품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웃 간의 갈등과 해결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익살스럽게 묘사함으로써 인간 삶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은 거리를 두고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

 

인간이 만들어졌다는 점과 인간의 삶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은 인간적인 한편, 소리 없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실제와 거리감이 느껴진다. 애니는 창작 과정에서 비현실적인 요소를 포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비현실적 요소와 결합하여 인간적이지 않은 그림의 움직임이 인간 삶의 단면을 현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한 편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애니메이션이 엄중한 현실과 인간성을 투영하고 있기에 그렇다.

 

독립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우리에게 던질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 물음에 우리는 스스로 답해야 할 것이다.

 

 

[박진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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