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엘리멘탈을 보고 [영화]

글 입력 2023.08.3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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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엘리멘탈 관객이 700만을 넘겼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서 아주 늦은 영화 리뷰를 작성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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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사실 보러 갈 생각이 없었다. 재밌느냐고 주위에 물었을 때 대부분 “감동은 조상님이 가져가셨나 봐.”라는 답변을 들었던 터라, 별로 재미가 없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언니가 같이 보러 가자고 제안했고, 한 번 거절했음에도 또 제안하는 걸 보고 보러 가기로 했다. 그렇게 아주 오랜만에 영화관에 들어가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새로웠던 점은 겨울왕국 때 느꼈던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 그래도 역시 애니메이션이라 관객 연령대가 낮구나.” 싶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곳저곳에서 영화 정보를 많이 접했던 터라 감독이 한국과 관련이 있고, 영화에 나오는 주제가 감독이 부모에게 느꼈던 감정과 정, 그런 것들이라는 배경지식을 갖고 관람했다. 디즈니 성이 나오고, 픽사 로고가 나오고 영화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업“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사실 ”엘리멘탈“을 보고 울컥한 것보다 짧게 나온 업을 보고 울컥한 게 컸다. 마치 옛날에 헤어질 때 너무 힘들었던 상태만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친구가 웃으며 ”나 지금 행복해. 괜찮아졌어.“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짧은 업을 만나 회포를 풀고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그리고 끝날 때 들었던 생각은 솔직히 말하면, ”웨이드가 다 한 거 아닌가?“ 였다. 옆에서 같이 걸어 나오는 언니와도 얘기했는데 언니 역시 ”엠버가 남자친구 잘 만났네.“ 라고 말했다.


사실 영화 내용은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감동적이었지만, 물과 불이 손을 잡아도 그 어느 것 하나 소멸하지 않는 게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좀 아쉬웠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나서 정보를 찾다가 과학적인 원리 때문에 가능하다는 글도 보았지만, 꼭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공존할 수 없는 원소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그리고 처음에 영화를 보기 시작할 때는, 엠버 사정에 울면서도 확인할 건 다 하고 결국 파산까지 이르게 하는 웨이드가 너무 짜증 나고 싫었는데 다 보고 나니, 웨이드가 다 한 느낌이어서 조금 머쓱했다. 마치 인사이드 아웃을 볼 때 보는 내내 슬픔이를 욕하다가 마지막에 머쓱했던 그 느낌이었달까.


엘리멘탈 영화가 국외에서는 우리나라만큼 흥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아마, 문화적 차이인 것 같다. 우리나라 부모님은 자식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본인들이 잘살았는지를 판단하는 반면, 국외 특히 미국은 자식을 독립시키는 나이도 이르고 자식을 성인처럼 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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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형적인 한국인 가족에서 살아서,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어딜 놀러 가는 것도 모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막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엠버가 본인의 아버지에게 느끼는 감사함과 공존하는 부담이 더 공감됐다.

 

나 역시, 지금의 부모님께 참 감사하고 부모님을 존경하지만, 또 그만큼 부담도 느낀다. 아마, 살기가 퍽퍽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또 살기 힘들 때, 내일이 오는 게 싫을 때, 그때 나를 일어나게 하고 살게 하는 것 역시 부모님이다.


엘리멘탈이라는 영화는 표면적인 내용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직접 보고 본인이 생각하는 가족, 부모님의 의미를 봤으면 좋겠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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