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비가시적인 것의 디지털적 재현 - 미구엘 슈발리에, 디지털 뷰티 시즌2

글 입력 2023.08.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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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guel chevalier 2.jpg

 
 
미구엘 슈발리에의 전시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DDP에서도 화려한 영상 아트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방문한 아라아트센터의 전시는 그야말로 슈발리에의 정수를 모아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개인전 중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라아트센터의 전시장 전체를 가득 채울 만큼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7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24년 2월 12일까지 개최되며,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로봇 아티스트 패트릭 트레셋과 협엽한 로봇의 드로잉 퍼포먼스와 그 작품들, 감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모습을 송출하는 로봇의 눈 연작, 끊임없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들 등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미구엘 슈발리에의 작품 세계를 완성하고 있다.

'벽면을 가득 메우는 작품'이라는 말은 미구엘 슈발리에의 디지털 아트를 위해 있는 게 아닐까? 디지털적으로 구현하는 이미지와 영상, 그리고 설치작품들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까, 디지털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의 한계를 실험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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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이 가득한 영상들이 벽면에 펼쳐질 때, 그리고 인터랙티브 아트로 관객과 호흡할 때 미구엘 슈발리에의 작품은 하나의 공간이 된다.
 
영상은 스스로도 계속해서 움직이지만,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더 격하게 생동하게 된다. 이때 관객은 디지털화된다. 미디어 아트를 생성하고 조종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지만 미디어 아트의 한 부분으로 흡수되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슈발리에의 미디어 아트는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데, 음향과 영상을 결합하여 공간 전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어두운 전시 공간에서 영상 집중도를 높인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미구엘 슈발리에가 독특한 영상 언어를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물망 복합체>, <라이좀>과 같은 작품들은 가상의 네트워크 관계망을 구현한 것으로 현대인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자리한 전자적 관계망의 존재를 가시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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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퀴드 픽셀>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다.
 
관람객의 움직임은 모두 '안무'로 읽혀 영상 속에서 빛으로 표현된다. 영상에서 움직임은 하나의 흐름처럼 표현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렁이는 물결처럼 흔들리며 각각의 색으로 변한다.
 
작품 설명문에는 '관람객의 몸은 디지털 페인트 붓이 되고 그들의 움직임은 섞이고 분출되며 색의 흔적을 만든다'고 적혀있다. <리퀴드 픽셀>은 거슬러 올라가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의 맥을 잇는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움직임이 화면에 담긴다는 것,  그리고 작품 속 액션을 표현하는 자가 관람객이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단순히 보면 미구엘 슈발리에의 작품들은 기하학적인 패턴의 끝없는 향연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의 작품 속을 유영하다 보면 미디어 아트가, 디지털 아트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기술의 발전과 이를 접목한 작품을 아트라고 표현했다고 하기에는 슈발리에의 작품이 너무나도 넓은 주변 환경을 담고 있다. 그의 미술은 비가시적인 것을 작품으로 이끌어내 존재를 재확인시킨다.

0과 1로 표현되는 세상을 선과 점, 색깔들로 표현하는 마술이 슈발리에의 작품이다.
 
 
[이홍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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