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장이 지니는 결 [도서/문학]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고
글 입력 2023.07.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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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혼자만의 글을 쓰다가 공개적인 자리에 글을 기고하게 되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문장'에 온통 쏠렸다고 해야 할까.

 

내가 쓰고자 하는 문장이 어떤 문장인지 많이 고민했다. 내용이 좋아도 그 내용을 담고 있는 문장이 불안정하다면 눈이 피곤하지 않을까. 이름 모를 독자들에게 정리되지 않은 문장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문장을 깔끔하게 쳐 내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와중에 중고 서점을 거닐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알게 되었다. 내 심정을 대신하는 듯한 제목에 홀린 듯이 책을 집어 들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잘못된 표현 사용을 예리하게 짚어내면서 보다 정리된 문장으로 바꾸는 방식을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말의 어감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독자들이 더욱 풍부한 표현을 제 자리에 쓸 수 있도록 이끈다.




어디에나 쓸 수 있는 표현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표현


 

대체로 문장에 군더더기를 더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믿었다. 책에서 '-에 대한'을 다루는 방식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심지어 '-에 대한'은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나와서 괜히 식은땀이 나기도 했었다. 저자가 다른 부분에서도 그랬듯,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이 '왜' 하필 '그' 자리에 놓이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가령 '미래에 대한 불안'은 미래가 불확실해서 불안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미래가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미래에 맞서기가 불안하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p66)

 

 
더구나 '맞선', '향한', '다룬', '위한' 등의 표현들로 분명하게 뜻을 가려 써야 할 때까지 무조건 '대한'으로 뭉뚱그려 쓰면 글쓴이를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p67)
 


읽는 사람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하도록 의도한 표현이 아니다. 그런데도 뜻을 제대로 가려 쓰지 않으면 읽는 사람의 눈만 피곤해진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으로 남게 된다. 대충 읽으면 그럴듯하지만, 실은 실속 없는 표현 말이다.




글쓰기 전환점



책을 덮으며 공포감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넘어간 표현이 문장의 해상도를 낮출 수도 있겠다는 섬뜩함, 그리고 앞으로 내가 쓰고자 하는 문장을 위해 어떤 생각과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는 안도감이었다.


그리고 문장을 깔끔하게 쳐 내는 일 말고도 문장을 통해 담아낸 글의 알맹이를 더욱 다채롭게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맛이 있는 글을 위해서. 내 문장이 불편하면 안 된다는 강박에 많이 부담스러웠는데, 그 강박은 어쩌면 문장 하나로만 풀리지 않을 복합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경험이 답 아닐까. 더 많이 쓰다 보면 읽을 맛이 나는 글을 쓰게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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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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