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의 첫인상을 그리는 사람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에피소드 2

첫인상이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
글 입력 2023.07.0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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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달튼 ep.2)포스터_전달용-01.jpg


 

63아트는 맥스 달튼의 개인전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이 에피소드 2로 새롭게 리뉴얼 하면서 11월 26일까지 연장 전시한다. 맥스 달튼 개인전은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처음 개최하여 5만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시로, 지난 12월 63아트에서는 새로운 전시 구성과 신작들과 함께 다시 선보이며 6개월간 17만 명이 다녀갔다.

 

이번 에피소드 2에서는 공상 과학 키드로 자란 맥스 달튼이 가장 매료된 SF 장르와 덕후스러운 호러 장르의 영화 일러스트를 선보여 더 맥스답게 구성된 작품들로 마니아층이 많은 시네필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다. 마치 우주 공간에 온 듯한 공간과 지니뮤직과 함께 선보이는 OST와 감상하는 공포 영화 일러스트는 더욱 생생하게 영화 속 장면을 만끽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영화의 포스터를 모은다. 포스터는 영화의 첫인상을 심어준다. 포스터의 분위기에 따라 영화의 분위기를 예상해 보기도 하고, 결말을 짐작해 보기도 한다. 그만큼 포스터는 영화를 보기 전, 다양한 요소에서 영향을 미친다. 맥스 달튼, 이 일러스트레이터는 나에게 새로운 영역의 포스터들을 알려주었다. 그가 그린 작품들이 단순히 ‘포스터’라는 개념에 국한되기는 아깝지만, 그럼에도 ‘포스터’라는 매개체가 주는 기능과 그의 작품이 일치하기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며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영화가 있다면, 이번 전시가 유독 반가울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영화의 장면들을 달튼만의 세계관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서 넘쳐나기 때문이다. 나의 기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들 두 가지 정도 언급하며, 여러분들에게도 새로운 차원의 ‘포스터’의 매력을 전달하고 싶다.

 

지브리의 영화를 사랑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브리가 그리는 이야기를 사랑한다. 너무도 아름다운 영상미와 구슬픈 ost가 지브리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스토리텔링이 아주 매력적이다. 우리는 환상을 꿈꾸고 가끔씩은 그 환상 속에서 살고 싶어 한다. 지브리 영화는 그 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은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이러한 지브리 영화의 매력을 한껏 더 부각한 맥스 달튼의 작품 ‘My neighbor’을 함께 보도록 하자.

myneighbor.jpg

작품 속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토토로와 한 명의 인물이 서 있다. 바로 지금의 지브리 스튜디오를 만든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이다. 토토로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상상력으로 낳은 캐릭터, ‘토토로’와 함께 고양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해당 장면은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으로, 실제로는 주인공 메이와 토토로가 고양이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멈춰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맥스 달튼은 왜 주인공이 아닌 미야자키 하야오를 그려 넣은 것일까.

 

지브리의 오래된 팬으로서 감히 예상하건대, 맥스 달튼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웃처럼 다가가고 싶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 영화의 한국어 원제는 <이웃집 토토로>이다. 마치 언제나 우리의 곁에 존재할 것만 같은 그러나 실제로는 볼 수 없는 토토로를 통해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동심을 다시 심어준 이 영화 <이웃집 토토로>. 이 영화를 본 맥스 달튼은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었던 동심 되찾기에 일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동시에 우리의 심리적 이웃이 사실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을 아닐지 표현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한 가지 우리가 희망과 동심을 버릴 수 없는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이 우리의 상상력을 지키려는 멋진 어른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본다.

 

두 번째 작품은 바로 이것이다. ‘GBH_ch.1’

 

 

GBH_ch1.jpg


 

웨스 앤더슨 감독을 사랑한다면 이 영화를 모를 수 없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 영화를 단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균형과 조화에서 오는 무서움’이다. 미스터리가 가득한 호텔이 이렇게나 아름답고 균형 잡힐 수 있다니. 장르와 영상미의 괴리에서 오는 무서움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포스터만 보고 이 영화를 보고 싶어 했던 사람들 모두 경악했을 정도로 나에게도 신선한 표현이 놀라웠던 영화. 이제는 시그니처가 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수평 철학’. 그 철학이 이번 맥스 달튼의 그림에서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을 찾아본다면, 그것은 바로 영화 속 인물들은 만화 속 인물처럼 재구성했다는 것. 이 영화의 가장 큰 괴리는 동화 같고 만화 같은 배경 속 실제 인물들이 살아 숨 쉰다는 점이었는데, 맥스 달튼의 작품을 보고 “이게 맞지!”라는 말을 외치고 말았다. 괴리에서 오는 무서움을 중화시켜준 맥스 달튼의 작품을 보고, 웨스 앤더슨 감독의 철학이 얼마나 확고한지, 그리고 영상미와 장르가 같아야 한다는 편견 속에 우리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은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고,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는 영화와 작품의 차이점을 비교하게 만드는 맥스 달튼.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의 작품은 언제나 즐거움과 고통을 동시에 준다. 하지만 난 다시 그 생각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때문에 불평할 여유가 없다. 이러한 현상을 나만 겪기는 아깝기에, 이만 글을 줄이며 여러분에게도 맥스 달튼의 작품을 지금 강요한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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