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두렵지만 매력적인 덫에 걸리다, 올가미 [웹툰]

글 입력 2023.06.2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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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두렵지만 매력적인 덫에 걸리다

 

해무리 작가의 웹툰 <올가미>는 여자 주인공 한채아가 뱀파이어 박윤수와 얽히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된다. 아직 연재 중인 작품이라 줄거리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 웹툰을 추천하는 재미 포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포인트 1. 두렵지만 매혹적인 소재, 뱀파이어

 

초기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취해 자신의 생명을 영위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76)에서는 지적이고 아름다움을, 소설과 영화를 통해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는 한 인간에 대한 해바라기 같은 사랑으로 자신의 흡혈 본능을 억제하는 순정적이고 매혹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뱀파이어물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어떻게 공포의 대상에서 매혹적인 존재로 변화할 수 있었을까?’


물론 매체를 통한 이미지 변용이 크겠지만, 개인적으로 초기 뱀파이어는 비이성과 광기의 존재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인간의 본성을 지닌, 인간과 닮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간에게는 이성적인 모습도 있지만, 생존을 위해서라면 이기적인 모습을 지녔다. 이 문장을 간결히 정리하자면, 인간 내면에는 야수의 모습도 같이 있다는 것이다. 뱀파이어는 인간과 유사하면서도 인간과는 다른 초월적 능력을 지녔기에 더욱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웹툰 <올가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주인공은 인간이지만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뱀파이어를 이용하기도 한다. 남주인공은 인간의 형상을 한 피를 갈구하는 뱀파이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결핍된 상태를 보이며 연민을 느끼게 해준다. 사람의 형상이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는 우리와 다르다라는 이유로 두려움을 주면서도, 특정 감정과 행동은 인간과 유시하기 때문에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포인트 2. 결핍이 만들어낸 인물 관계성

 

올가미를 보면서 모든 캐릭터에게서 여라 형태의 결핍을 느꼈다.

더 강한 존재가 되기 위해, 자신으로 인한 희생에 대한 죄의식, 영생을 원하지 않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랑의 방식이 잘못된 등 주인공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서 여러 형태의 결핍이 존재한다. 각자의 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인해 복잡해진 인물 간 관계성이 이 웹툰을 더 빛내 준다.

 

가족에게서 온전한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 한채아는 사랑을 원하면서 이를 받아본 경험이 없어 사랑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채아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어쩌면 사랑받지 못한 과거로 인해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식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을 위해 뱀파이어가 되고, 자신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원하는 친구를 같은 동족으로 만들어준 박윤수는 주변 인물 모두를 잃으며 자신의 존재를 의심한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은 동생 그림을 악착같이 지키는 것이 결핍에 대한 인지이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사랑이 두렵지만 사랑에 가까워지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살리기 위해 돌아오는 모습에서 결핍을 지닌 두 인물의 관계성이 흥미롭다.

 

 

‘사람이 걸려들게 만든 수단이나 술책’, 왜 제목이 올가미 인가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뱀파이어의 덫에 걸린 여자 주인공이구나라고 직관적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화차를 거듭하면서 [덫에 걸린 사람, 덫을 친 사람] 이분법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인 덫으로 생각한 것이 안일하게 느껴졌다.

왜? 그래서?를 연발하는 알 수 없는 스토리 전개, 인물들 간 고도의 심리전을 통해 인물들뿐만 아니라 독자인 나도 올가미에 걸린 기분이었다.

제목인 올가미는 단순히 상대를 걸려들게 만들려는 물리적인 수단을 넘어, 인물들의 결핍이 만들어낸 사슬들이 엉켜 서로가 얽히고 심리적인 덫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웹툰을 감상하는 독자인 나까지도.

 

 

[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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