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양한 종류의 도전을 마주하다 – 디자인 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

디자인 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을 다녀와서
글 입력 2023.06.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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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아트페어2023_청춘별곡전_포스터.png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디자인아트페어 2023이 8일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디자인아트페어는 매년 다양한 주제로 디자인과 예술을 넘나드는 실험적 작품들을 소개해왔다. 2019년 10주년 특별전 ‘10가지 미묘한 경계’, 2020년 ‘청춘페이지’, 2021년 ‘New Trend Art Market’, 2022년 ‘Big Art Market & Big Sale’의 주제로 진행됐다.

 

올해는 ‘청춘별곡’이라는 주제로 뉴 제너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 작가들과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에 서 있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의 참신하고 획기적인 작품으로 채워진 풍성한 아트페어를 선보인다.

 

디자인아트페어 2023은 전시 전문 기획사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에서 기획하는 전시형 페어로, 단순 판매 목적의 페어를 넘어 예술을 대중화시켜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아트페어이다. 국내 최고의 복합예술공간인 예술의전당에서 작가들이 자신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예술적 역량을 발휘하여 관람객 뿐만 아니라 예술의전당에 오는 많은 예술 애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한다.

 

 

 

# 도전은 하나의 틀에만 묶여 있지 않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디자인 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 이곳에서는 다른 아트페어와는 달리 다양한 도전의 형태를 마주할 수 있다. 이번 아트페어는 각양각색 작가들이 전개하는 ‘기획작가전’, 총 다섯 팀의 ‘기획그룹전’, ‘해외작가 초대전’, ‘해외작가 기획전’, ‘오영실 작가 개인전’, 그리고 다양한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참여작가전’으로 나뉜다. 한 섹션에 들어갈수록 각각 다른 향기와 느낌을 풍기는 것이 아트페어에 대한 흥미를 더 돋우었다.

 

총 6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이번 2023 디자인 아트페어에서 내가 가장 주목한 섹션은 <기획 그룹전>이다. 이번 기획 그룹전에는 기획그룹전은 아홉 명의 도자 작가들이 함께 테이블웨어, 리빙오브제, 가드닝웨어, 데스크웨어 등 도자기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제안하는 ‘Medium Archive’을 시작으로 빨려 들어갈 듯한 눈빛으로 유혹하는 인형들 ‘판도라박스’, 푸른 잎처럼 성장하는 신진작가들과 함께하는 ‘이피다’, 네 명의 작가들이 꿈으로 그려낸 감각적인 작품 ‘Jumping Up’, 세 명의 아티스트가 모여 다양한 장르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해 자유로운 세계관을 펼쳐내는 ‘소동프라자’까지 도자, 금속, 인형, 가구, 양모펠트, 캘리그라피, 쥬얼리, 회화, 일러스트 등 장르별 유명 작가들의 감각과 독창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중에서 가장 발칙한 도전으로 여겨진 작품은 바로 <판도라박스>의 작품이다. 판도라 박스의 작품들을 세세하게 살펴보면서 이번 디자인 아트페어 2023 <청춘별곡>에서 전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파악해 보도록 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신정미의 <토끼>이다.

 

 

DAF2023 -신정미_토끼.jpg

 

 

두 마리의 토끼가 얼굴을 맞대고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유일하게 다른 한 가지의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눈동자의 색깔과 방향이다.

 

왼쪽 토끼는 파란색의 눈동자를 가졌고, 오른쪽의 토끼는 갈색의 눈동자를 가졌다. 그리고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토끼는 미묘하게 관람객이 아닌 갈색의 눈동자를 가진 토끼를 바라보고 있다. 이 둘을 보고 ‘동상이몽’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같은 모양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 두 토끼는 너무나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파란색의 눈동자를 지닌 토끼가 계속해서 갈색 눈동자를 지닌 토끼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야 이 사람들은 다 뭐야? 넌 알고 있지!”
 

 

자신들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한 토끼들의 표정에서 나는 이 작품을 만든 작가가 예술 작품을 하나의 ‘상품’으로 바라보는 ‘예술 소비자’들의 시선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예술이라는 것은 돈으로 감히 측정될 수 없는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한 작품을 바라볼 때마다 이 작품이 돈으로 환산된다면 얼마일까, 이 작품은 얼마나 저명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판단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예술 작품은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이다. 생명에 함부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처럼 예술 작품에 대한 가치는 그 어떤 평론가라도 쉽게 매길 수 없는 것이 아닌지 비판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토끼들한테 사과하고 왔다는 말을 덧붙여본다.

 

그 다음 작품은 바로 이것이다.

 

 

DAF2023_SUJEVI-수정.jpg

 

 

‘Bit & Bit of Tree’라는 어구가 작은 박스 안에 들어있는 소녀 위에 쓰여 있다. 소녀가 들어가 있는 상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녀의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종이는 헤지고 찢어져서 그녀의 온전한 안전을 보장해 줄 수는 없는 장소였다. 그런 그녀는 우울한 표정으로 왜 종이상자 안에 담겨 있는 것일까. 감히 예상해 보건대, 그녀는 누군가에게 버려졌다고 추측했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책임감이 부족한 누군가에 의해 동물과 사람들이 길에 버려지는 사례들이 현대 사회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수많은 사례 중 하나를 난 한가람미술관에서 발견한 것이다.

 

집이라고 생각했던 가족의 품에서 버려진 소녀, 그리고 ‘Bit & Bit of Tree’. ‘수많은 나무들 중 나뭇가지’라는 의미의 문구가 이 그림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이렇게 버려지는 누군가의 삶과 생명이 수많은 나무들의 극히 일부인 나뭇가지들과도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쉽게 해석이 되는 상황 자체도 안타까웠고, 이러한 방식으로도 유기라는 행위의 폐해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미술 시장의 아이러니와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으로 표현한 <판도라박스>. <판도라박스>의 새롭고 발칙한 도전이 예술 작품들의 스토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 내가 지금 말한 도전들은 정말 이 아트 페어의 일부이다. 매년 열리는 디자인 아트페어에 참가해 더 발칙하고 아름다운 도전들을 마주해보자.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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