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 홀로 떠나는 미술관 여행 : 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도서]

글 입력 2023.05.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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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은 처음 가보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감과 떨림을 품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비록 파리는 짧게 체류할 예정이지만, 박물관과 미술관 구경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미리 읽어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리뷰를 신청하게 되었다.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워 매일 새벽마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씩 넘겨보며 편안하게 잠이 들곤 했다. 이 책은 파리에 있는 여러 미술관 속 몇몇 개의 작품만을 다루고 있지만, 300여 페이지 속 작품들이 모여 또 다른 미술관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내 손 안에 있는, 나 혼자만이 오롯이 즐기는 미술관.


 

차가운 밤공기 속을 걷던 어느 날,

인적이 드문 미술관에 들르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따스한 달빛이 내리쬐는 미술관에서

한 무명 화가의 그림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中

 

 

이 책은 그동안 보았던 다른 미술 관련 책들과 다르게 각 작품에 대한 스토리의 해석과 화풍 분석, 작가의 이야기, 시대적 배경까지 담겨 있어서 내용이 굉장히 알찼고, 마치 교양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오히려 300여 페이지로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특히 화풍과 그림 속 디테일까지 분석함으로써 앞에 나와 있는 그림을 다시 훑어보게 된다.


프랑스어를 전공한 학생으로서 파리의 미술관들은 제법 익숙한 곳들이 많았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는 그 순서대로 프랑스의 중세, 근현대 역사와 함께한 미술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곳에는 익숙한 대표작들도 많아서인지, 오히려 작가는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도 함께 선정하여 보여준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 목차 속 작품들은 잘 몰랐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파리의 작은 미술관들도 큰 미술관과 동등하게 목차별로 다뤄진 점 또한 흥미롭다. 특히 마르모탕 미술관,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처럼 특정 작가의 작품들을 위주로 전시하는 미술관에 관해 알아보며 그 작가의 컬렉션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 유익한 순간이 되었다. 파리에만 해도 수많은 미술관이 있으니 미술관을 집중적으로 돌아다녀 볼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유용하리라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시 현장성의 부족이다. 수많은 다양한 크기의 그림들을 거의 손바닥 만한 책 안에서만 구경하는 것이 아쉬웠고, 특히 클로드 모네의 <수련>,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처럼 그림의 크기를 묘사하는 구절이 나올 때 더욱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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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없이 수면을 확대한 듯한 파노라마 구도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물의 정령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흔히 그림 ‘앞에서’ 작품을 관람한다고 하지만 모네의 수련은 연못 ‘안에서’ 자연 속에 둘러싸여 감상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클로드 모네의 <수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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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완성작은 시카고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데, 함께 걷는 남녀의 눈, 코, 입이 또렷하고 우산 주름이나 돌길이 훨씬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 인물이 실제 크기로 그려져 오가는 사람을 직접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 中

 

 

작품을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인상을 심어준다. 직접 그림을 볼 때는 그림의 정확한 색깔과 화가의 붓 터치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각상의 경우에는 보는 각도마다 느껴지는 인상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사진으로는 단 한 시점으로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래서 오히려 사진으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글로 표현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이 책은 그 의미를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직접 이 책을 들고 미술관으로 향해 이 책을 읽으며 작품을 감상한다면, 그 작품을 더욱 자세히 관찰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파리로 향하는 그날만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책, <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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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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