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마음에 가꾸는 화원 [음악]

글 입력 2023.05.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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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고 여름이 고개를 내밀어오는 날이다.

 

때때로 추적추적 비가 와, 더위가 줄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게 언제였냐는 듯 더위는 또 다시 찾아온다. 5월은 그런가 보다. 추위와 더위 중간을 오가며, 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곤란하게 만들지만 퍽 싫지만은 않은 날씨 말이다.


나는 5월이 자연이 자라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있고, 시기마다 여러 꽃이 피지만, 모든 자연이 5월에는 세상을 유영하고 있으리라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자연의 초록색에서 더 큰 생명력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이 물을 마시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5월이면 꼭 듣는 노래가 하나 있다.

 

바로 아이유의 <비밀의 화원>이다.

 

 

 

 

<비밀의 화원>은 2017년 9월 22일 발매된 <꽃갈피 둘>의 수록곡이다. 아이유가 발매하는 ‘꽃갈피’는 리메이크 곡들을 담아 제작하는 앨범이다. 나는 이 노래를 아이유가 불러 처음 알았는데 원곡은 2003년 3월 10일 발매된, 이상은의 곡이라고 한다.


<꽃갈피 둘>의 앨범 소개와 <비밀의 화원>의 곡 소개를 보자.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추억의 흔적

'아이유'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


오래된 서재에서 먼지를 털어내고 꺼내든 책 한 권. 한 장씩 책장을 넘기다 책갈피처럼 끼워진 빛바랜 네 잎 클로버나 꽃잎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오래전 누군가가 마음을 담아 선물했을 소박하고 아름다운 흔적. 또 그 페이지마다 밑줄이 그어져있는 기억할 만한 글귀들. 이러한 '꽃갈피'는 요즘은 점점 잊혀 가고 있는 예전 아날로그 세대의 감성과 낭만을 보여주는 청년 문화의 상징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아이유의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인 "꽃갈피 둘"은 지난 2014년 첫 선을 보여 대중과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낸 리메이크 음반 "꽃갈피"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으로, 원곡에 담긴 아날로그 감성과 아이유 특유의 서정성이 마주한 스페셜 미니음반이다. 지난 "꽃갈피" 앨범과 마찬가지로 아이유 본인이 평소 아껴왔던 '꽃갈피' 같은 이전 세대의 음악들을 직접 선곡하였으며, 정재일, 고태영, 홍소진, 강이채, 적재, 임현제(혁오), 김성모, 정성하 등 폭넓은 세대와 장르의 뮤지션들과 협업하여, 원곡 고유의 정서 위에 아이유의 색채를 덧입히는 작업에 어느 때보다 섬세한 노력을 기울였다.


세대를 관통하는 추억의 노래들을 아이유의 순수한 음색으로 재해석해낸 "꽃갈피 둘"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되살려, 다시금 세대와 세대를 잇고 그 속에 진한 공감과 울림을 선사하며, ‘꽃갈피’로써 추억의 선물, 그 자체가 되길 소망한다.

 

  
"꽃갈피 둘"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입니다. 이상은 선배님의 간결하고도 따뜻한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이 곡은 '그냥 나'로서, 그러다가 '어른'으로서, 또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서, 자유롭게 오가며 이야기하는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라는 가사에 많이 공감하고 위로받았습니다.
 


이 곡은 2017년, 2018년, 2019년 콘서트 곡으로 빠지지 않고 불린 곡이라고 한다. 그것을 보면 아이유 또한 이 곡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곡의 가사는 어떠할까?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새들은 걱정 없이

아름다운 태양 속으로

음표가 되어 나네

향기 나는 연필로 쓴 일기처럼

숨겨두었던 마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

비가 와도 젖지 않아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릴라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점심을 함께 먹어야지

새로 연 그 가게에서

새 샴푸를 사러 가야지

아침 하늘빛의 민트향이면 어떨까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릴라

월요일도 화요일도 봄에도

겨울에도 해가 질 무렵에도

비둘기를 안은 아이같이

행복해줘 나를 위해서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릴라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릴라


 

이 곡은 잔잔하게 읊조리듯 시작하여 끝까지 맑고 깨끗하게 이어진다. 크게 고음이 있다기보다는 여리지만 강하고 순수하게 불리는 곡이 아닌가 싶다.


나도 아이유처럼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라는 가사를 특히 좋아한다. 매번 완벽해지려고 애쓰는 나를 위로해주면서도, 내가 느끼는 외로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누군가 말해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를 덧붙이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부분에서는 실제로 연주를 틀리게 하여 연주했다고 한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희망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다. '히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등은 내일의 모습을 기대하며 설레이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그대'를 생각하며 가꾸는 비밀의 화원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은가.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화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건 누구를 위해서일 수도, 자신을 위해일 수도 있다. 그 화원이 가꾸어지는 것 또한 타인에 의해서일 수도, 오직 나에 의해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화원은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는 점이다.

 

오늘이 조금 외롭고 고단해도, 점점 아름답게 가꾸어지는 화원을 보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오늘 내 화원에 나비가 찾아오지 않아도, 내일, 혹은 또 다음 날에는 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즐거움으로 일상이 단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가 좋은 만큼 이 곡을 커버한 가수들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영상 두 개를 나누며 글을 마친다.

 

 

 

 

 

 

에디터 명함.jpg

 

 

[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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