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 앞에선 우리 모두 솔직해질 수 밖에 없다 -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그림으로 확인한 마음의 상처, 그림에 두고 나오기
글 입력 2023.02.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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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유독 한 그림이 나를 오래 잡아두곤 한다. 그건 분명 그 그림이 지금 내게 무언가 말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림이 하는 말은 따뜻한 위로일 때도, 냉철한 질문일 때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확실한 건, 그 말은 분명 나에게 필요한 말이다.


가끔 나는 그런 그림이 무섭기도 하다. 잊고 싶었던 과거의 내 생각, 감정까지 꺼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때론 부정하고 싶은 나의 못난 모습까지, 그림 앞에서 난 겉치레 하나 없이 나체로 서게 된다.

 

 

 

그림 앞으로


 

그림으로 하는 심리 검사를 한 번쯤 해봤거나 들어본 적 있을 거다. 흔히 아는 그림 심리 검사는 내가 그린 그림으로 내면의 세계를 확인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특정 그림을 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반응한다면, 그 원인을 추론해 보는 것도 우리의 내면을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다. 앞서 내가 그림 앞에만 서면 솔직해지듯, 우리는 그림을 통해 겉으로 숨기고 있는 (그래서 나조차도 속이고 있을지 모르는) 트라우마나 콤플렉스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 채, 잠시나마 솔직해진 마음을 어루만져보는 것이다.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켜주는 그림들로 구성된 심리 테라피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55점의 그림은 실제 미술치료 현장에서 트라우마 회복에 효과가 있었던 그림들이다.


책 속 그림 대부분은 인물 그림이다. 그리고 이들은 마치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나는 그림 속 인물에 나 자신을 투영해봄으로써 나와 같음을, 또는 나와 너무 달라 모순적임을 느꼈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내면의 상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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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ik

 

 

특히 이 책이 그림을 통해 치유하고자 하는 건 사랑과 이별로 인한 트라우마다. 저자는 사랑이 어려운 사람, 이별한 사람들의 마음을 그림으로 위로하고자 한다.

 

나는 매번 사랑을 하고 이별할 때, 이것들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나는 앞으로 적용할 하나의 관점이 생겼다. 바로 그것들을 자연의 순환인 ‘물’로써 바라보는 것이다.


사랑 또한 ‘창조-생명-죽음-재창조’의 순환 구조를 가진다. 만약 지금 내가 이별 곧 죽음을 했다면, 다음 단계는 재창조인 거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우린 당연한 것이 무언가에 빗대 다르게 표현될 때, 또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림에 두고, 나오기


 

취향도 취향이지만, 저마다 인상 깊은 그림이 다른 건 각자에게 말을 건 그림이 달라서가 아닐까?


저자는 지나간 사랑을 잊는 것에 대해,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담아 두고 추억하는 건 내 마음이 아닌 예술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시간에 머무르는 건 그림 속에 두고, 당신의 마음은 앞으로 나아가세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사랑뿐만 아니라, 만약 그림을 통해 직면하게 된 마음의 짐이 있다면, 그림 속에 그것들을 두고 나오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그 시절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 그때가 떠오르듯, 그림에 현재 혹은 과거의 아픔을 두는 것이다. 물론 계속 두었을 때 안 좋은 감정들만 말이다.


이유 모를 우울함이 있다면, 그림 앞으로 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건 어떤가. 또는 평소 숨기고 있거나 피하고 있는 마음의 짐이 있다면, 그림 앞에서만이라도 솔직해져 보는 건 어떤가. 그러다 보면 그것의 아픔도 어느 순간 추억이 돼 있지 않을까?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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