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꽃 사러가야겠다! -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도서]

글 입력 2023.02.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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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2019년 출간된 [그림 처방전]을 새로이 리뉴얼한 개정판으로, 반복되는 아픈 사랑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심리 테라피서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미술치료의 핵심은 '현재 나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돕는다'는 것이다. 치유의 시작은 간단하다. '어떤 그림에 눈길이 머무르나요?'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것.


책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에 머무는 그림을 만나게 된다. 처음 본 그림이어서? 또는 익숙해서? 라는 물음표를 가진 채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마음이 시원해지기도 하고. 저자는 그때가 바로 '그림이 내게 말을 거는 순간' '그림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하며, 각 그림에 맞는 심리학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적용해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오늘 내 눈을 사로잡았던 네 가지 작품을 소개해본다.

 

 


프레데릭 칼 프리스크, <거울을 든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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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선 여자의 얼굴이나 응시하는 것을 위주로 해석하였지만, 내 눈을 계속 사로잡은 건 여인의 모습보다는 화장대와 왼쪽 면의 알록달록한 색감들이었다. 트위드 소재같기도하고 불규칙적으로 찍힌 핫핑크 색들이 포인트 되는 요소이자 치장하기 좋은 공간을 더 극대화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꽃의 울긋불긋한 색감이 연상되어, 네 번째에 소개할 작품(꽃 시장에서) 쪽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오귀스트 톨무슈, <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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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 모습 그대로 참 아름다워, 최고야”라고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수동적으로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당신 자신을 사랑하고 당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79p


나는 분홍색을 좋아한다. 그래선지 작품 속 드레스 색감이 참 예뻐서 눈길이 갔고, 거기다가 본인을 끔찍이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책을 읽을 때 쯤, 나는 어제 만났던 친구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대화라 함은 질문과 대답이라고 생각하는 나와는 달리, 물어보지 않아도 본인의 말을 쉼표만 곁들여 서술형으로 쭉 늘여놓는 게 대화라고 생각하는 친구1 이었다. 닮은 점이 없는 그 애와 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로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인다.


나는 질문과 같이 있는 시간으로, 그 친구는 선물과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으로 말이다. 나와 같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의지했다는 생각이 확 들면서, 서운함은 집어치우고 그 시간에 나 자신에게 만족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다짐하게 한 그림이다.


 

 

알베르트 에델펠트, <피아노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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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 눈길이 간다면 공유와 공감에서 오는 친밀감을 필요로 하고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무언가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요? 117p


앞서 말한 어제의 일화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웃겼다. 그렇다. 난 어제 더 놀고 싶었다, 이 말이다. 솔직하게 털어낸다. 나는 만나서는 별 생각 없다가 헤어질 때 되면 별나게도 엄청 아쉬워하는 스타일이란 걸 느낀다.


여하튼 사진의 다정한 남녀의 모습과 분위기가 너무 보기가 좋았다. 작품 속 남자분이 잘생겨서 더 눈길이 간 것도 크다. 색감도 예쁘고 보면 볼수록 묘하게 따뜻하다.


아무리 사랑해도 아무리 가까워지고 싶어도, 우리는 서로에게 ‘남’인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며 각자를 인정해주어야겠죠. 120p 말은 쉽지만, 막역한 사이일수록 각자를 인정한다는 건 내겐 아직 힘들다. 조금씩 노력할 뿐이다.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 <꽃 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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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덕분에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함께 향유하였고 좋아하게 되었다. 비슷한 작품으로 배경 화면도 바꿨다. 꽃과 관련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는데 모든 작품들이 전부 내 스타일이어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화가가 생겼다며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이 그림에 눈길이 머무르는 당신, 꽃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을 얻으며 치유를 경험해 보기를 권합니다. 

 

식물을 보고 만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뇌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251p

 


초록식물을 키웠을 때, 기분전환 삼아 꽃시장에 가서 분홍색 거베라를 사 들고 돌아왔던 하루, 꽃병에 꽂아두고 아침이면 미지근해진 물을 얼음물로 갈아 열심히도 구경했던 날들이 생각났다. 예쁜 걸 보니 기분도 진짜 좋았었다. 살아있는 무언가가, 전자파 뿜어대는 노트북에서 바로 옆에서 상큼하게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은근히 힐링됐다.


작은 모래 크기의 초록색 벌레들이 꽃에서 살고 기어 다닌다는 걸 발견한 뒤론 ‘꽃 이제 생화는 못 사겠다.’ 생각해놓곤, 위 글귀를 보고는 ‘같은 실수를 어쩔 수 없이 반복해야겠다.’ 마음먹었다. 빠른 시일 내에 꽃집에 가서 꽃을 사야지.


노란 튤립을 살까, 정기배송도 되는데 일주일마다 매일 새로운 꽃을 선물 받아 꽃병에 꽂는 삶은 또 어떨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작품 속 순백의 옷 색과 파릇한 꽃들, 미소 머금은 얼굴 모두가 좋다.

 

친절하고 해석을 보는 재미가 있는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이었다. 지금의 나는 네 가지 그림이 눈에 들어왔지만, 또 다른 날의 나는 어떤 그림에 눈길이 갈까 궁금해진다.

 

심심할 때나 사람들과 있을 때, 일종의 심리테스트처럼 서로의 취향이나 생각을 공유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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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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