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 받는 나’가 되고 싶어 [드라마/예능]

드라마 <상견니>(2019)에 대한 감상
글 입력 2023.01.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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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에 개봉한 영화 <상견니>(2023)는 개봉 전부터 국내에서 주목받았다. 이유는 드라마 <상견니>(2019)가 대만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몰입한 팬들은 극 중 등장하는 배우, 노래, 장소, 음식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드라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타임리프’라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삼은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이다. 평행세계를 다루면서도 도플갱어라는 또 다른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배우가 연기하는 상이한 배역과 그의 서사,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시청의 관건이다.


타임리프라는 장치로 보는 즐거움이 전달하는 주제는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다. 익숙하고도 편안한 이 주제는, 극 중 인물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에서 ‘풋풋한 여름의 이미지’로 표현된다.


겉모습이 흡사한 도플갱어라는 점에서 다른 사람의 몸으로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다는 점은 등장인물들에게 특별한 경험의 기회를 만든다. 요컨대 인물 주변에서 느끼는 변화는 조용하던 학생이 전혀 다른 성격의 활기찬 모습으로 한순간에 바뀌는 모습이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학교생활과 대인관계에서 상처 입었던 ‘천윈루’는 자신의 몸에 전혀 다른 성격의 ‘황위시안’이 자리 잡고 친구를 사귀고, 자신이 좋아하는 ‘리쯔웨이’와 가까워지는 모습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자기 자신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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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위시안의 등장으로 달라진 것은 학교생활만이 아니다. 천윈루는 이제 자신에게 툭툭대는 남동생에게 속 시원히 화낼 수도 있고, 남동생만 챙기던 엄마에게 관심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황위시안이 보여주는 천윈루는 사랑 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처럼 보인다.


나중에 천윈루는 스스로도 황위시안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매순간 황위시안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자신을 괴롭힌다. 무의식 중에 튀어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은 주변 인물들의 걱정을 사고, 그럴수록 천윈루는 스스로의 모습에 자신감도, 애정도 잃는다.

 

‘사랑 받지 못할’ 천윈루는 그래서 ‘인상적인 퇴장’을 위해 극단적 선택을 꾀한다.


그러나 본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던 ‘모쥔제’에 의해 천윈루와 천윈루의 방식으로 그를 보는 시선이 새롭게 환기된다. 천윈루 그 자신의 모습에 대한 모쥔제의 애정은 드라마 곳곳에 심겨 있는데, 조용하고 내성적인 천윈루의 성격이 모쥔제에게는 오히려 애정과 관심의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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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어떠한 측면은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다른 이에게는 단점이 된다. 드라마 <상견니>의 인물들은 각자가 서로 다른 조건들을 품고 있다. 이 조건들은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이는 것들은 아니다.


천윈루에게는 내성적인 성격, 어머니의 직업이 이에 해당한다. 같은 모습의 황위시안에게는 발랄한 성격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그에게는 연인을 잃은 깊은 슬픔이 있다. ‘리쯔웨이’에게는 유쾌한 소년의 모습이 있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극 중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 이별에 대한 걱정이 자리한다.

 

그의 도플갱어 ‘왕취안성’에게는 성적 정체성이 남들과 구분지어지는 조건이 된다. 모쥔제에게는 남들과 다른 신체조건, 그리고 할머니와 단둘이 조손가정이라는 조건이 있다. 이러한 조건들로 각 인물들은 특징지어진다.

 

그러나 위의 조건들이 오로지 단점인 것은 아니다. 같은 조건들도 황위시안은 천윈루의 모습으로 다르게 보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천윈루의 내성적인 모습도 누군가에게는 장점으로 여겨진다.


극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들로 인해 마냥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어떤 때에는 오히려 만남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각자의 어려움이 있지만, 인물들은 그 속에서 사랑을 찾아낸다. 모두에게는 사랑받을 만한 구석이 발견될 수 있다.


극장개봉을 맞아 최근 드라마를 다시 보았다. 전에 볼 때와는 다르게 인물들이 한뜻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상견니> 출연진은 영화를 두고 ‘팬들에 대한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상견니> 팬들이 드라마에 보여준 ‘사랑’이 극장판 개봉이라는 선물로 표현된 것처럼, 영화는 모두가 사랑받기를 응원하는 것 같다.

 

 

[홍가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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