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로에게 충실하기 [영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랑과 우정
글 입력 2023.01.20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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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낭만적인 단어들이 있다.

 

우정, 사랑, 믿음

 

오늘날에는 유독 허구처럼 보이는 개념이다.


우정 그 자체인 관계를 본 적이 있나? 혹은 사랑은 무엇이고, 어떠한 경우에 지속되는가? 관계는 시험에 들수록 그 존재를 검증한다. 시험에 들고 실패를 눈앞에 두기 전까지 우정, 사랑과 같은 관계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무수한 시도를 한다. 각자의 해석은 각각의 방식으로 표현되고 공유된다.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매체는 메시지 전달에 자주 사용된다.


관계는 어디에나 있지만, 최근까지 보아온 관계 자체를 비중 있게 다루는 영화들이 기억에 짙게 남는다.

 

모두와의,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 간의 관계를 ‘친절함’으로 풀어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모녀 관계의 다면적인 성격을 표현한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Turning Red)>(2022),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2)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오래된 주제인 사랑과 우정을 다시금 풀어낸 두 영화가 있다.

 

 

 

영화 속에 존재하는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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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카우(First Cow)>(2019)는 미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삼는다.

 

우연한 계기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친구가 된 두 인물이 위기의 순간에도 서로를 등지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관계가 틀어지는 지점에서 당연히 배신을 할 거라는 예상을 뛰어넘고 끝까지 순수한 형태의 우정과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는 점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영화 속에서 재현된, 혹은 구성된 허구일 뿐일지라도,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구현되는 우정이라는 개념은 보는 이에게 팍팍한 현실로부터 받은 상처에 위로를 건넨다.

 

 

 

영화 속 사랑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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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의 기다림(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2022)은 고대의 신화 속 빈틈을 상상력으로 메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램프의 정령 ‘진’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황동병의 행방은, 정령이 번번이 사랑과 상대에 충실하게 헌신하는 모습을 비춘다.

 

그 자신의 자유를 얻기 위해 상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니라, 도리어 자유를 마다하면서까지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 그리고 그를 넘어 사랑을 위해 고독을 감수하는 모습에서 정령의 사랑이 갖는 형태들을 보여준다.

 

사랑과 우정은 인간에게 가장 오래되면서 익숙한 감정들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 관계를 실현하는 것은 익숙함과 같이 떠올리기에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 개념과 관계들이 영화 속에서 눈과 귀를 통해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다가오는 것만으로 그것이 존재할 희망이 생겨나고, 그것을 실현시킬 의지를 북돋는다.

 

영화 속 이야기로, 그리고 인물들로 위로받을 수 있었다.

 

 

[홍가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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