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환상을 그려내는 맥스 달튼의 전시회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글 입력 2022.12.2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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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아름다운 색감과 환상적인 동화풍으로 유명하다.

 

특히,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으면서도 꿈속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영화의 몽환적인 분위기의 핵심이다.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전경은 포스터에도 그 모습이 담겨 있어,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맥스 달튼은 해당 일러스트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로, 특유의 섬세한 그림체가 특징이다.

 

그는 작년,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개최한 개인전에 이어 여의도 63빌딩에서 영화의 순간들을 마주해 그려낸 작품들에 대하여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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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 영화의 순간들


 

전시회는 극처럼 막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영화도 막으로 스토리가 구분되어 전개되는데, 그 영화의 포스터를 그려낸 화가답다고 생각했다.

 

1막의 제목은 영화의 순간들이다. 일단 제목이 솔깃해서 어떤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하면서 입장했는데, 처음 보이는 작품이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가게의 진열대를 바라보는 '홀리'를 그려낸 것이었다.

 

평소 오드리 헵번을 매우 좋아하는 나는 이 작품부터 눈을 휘둥그레 뜨고 전시를 내내 지켜보기 시작했다.

 

 

tiffanys.jpg


 

다음은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들이었다.

 

이번 겨울 내내 해당 영화의 'theme' ost를 들어왔던지라 굉장히 반가웠고, 영화 줄거리를 잘 캐치하여 묘사한 작품이 굉장히 귀엽고 마음에 들었다.

 

 

eternal_sunshine.jpg

 

 

'클레멘타인'과 '조엘', 그리고 '홀리'는 다음 작품에서 한 번 더 나오게 되는데, 'a love story'라는 이름의 작품이었다. 사랑을 하는 주인공들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여러분도 아는 캐릭터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a love story.jpg

 

 

또한, 여러 영화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제임스 본드>, <쥬라기 공원>, <이웃집 토토로> 등 다양한 작품들에게서 영화를 사랑하는 맥스 달튼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jurassic park.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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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로.jpg

 

 

또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위한 특별 공간을 준비해놓아서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 등에서 영감을 받아 세밀하고도 직설적으로 자신의 감상을 그려낸 그림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2막 : 웨스 앤더슨 컬렉션


 

자연스럽게 넘어간 2막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이 주제였다. 웨스 앤더슨이 누구냐, 라고 물어본다면 바로 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감독이라고 답하겠다.

 

아무래도 이 전시회의 포스터와 분위기가 웨스 앤더슨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기 때문에, 2막을 어떻게 꾸며놓았을지 궁금했다.

 

웨스 앤더슨의 다른 영화들에 대한 작품들도 많았지만, 역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관련한 작품들이 가장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포스터에 그려진 이 그림은 보라색 배경과 번쩍이는 불빛으로 벽의 중앙을 매우 크게 차지하고 있었다.

 

 

the grand budapest night.jpg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조금 아쉬웠던 것이, 나는 이 포스터에 대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관람할 당시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받았었을 만큼 묘사와 연출을 좋게 평가했음에도, 그것을 전시장이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았다.

 

함께 동행한 여우씨의 말에 의하면, 전시회 배경이 보라색인 것과 화려한 불빛으로 주변이 밝게 연출되어 있는 것이 오히려 그림에 집중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저 그림 특유의 색감을 더욱 깔끔하게 잡아낼 수 있는 방안이 있었을 텐데, 그것이 약간은 아쉽다고 느끼면서도 그 규모와 묘사는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3막 : 맥스의 순간들


 

마지막 3막은 영화를 넘어서 맥스 달튼이 표현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하여 전시하고 있었다. 모네와 앤디 워홀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도 있었고, 현대 대중음악가들에 대하여 그린 작품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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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중에서도 비틀즈를 그린 작품이 매우 인상깊었는데, 두 가지의 이유에서다.

 

첫 번째로, 비틀즈의 마지막 라이브 공연이라고 할 수 있는 루프탑 콘서트를 아주 재밌고 참신하게 묘사해놨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상인 루프탑 콘서트에 대한 그림이였기에 비틀즈를 매우 사랑하는 나는 반가우면서도 꼼꼼히 그림을 들여다봤다.

 

일단 멤버들의 스타일을 매우 잘 그려놔서, 악기들의 모양이나 색들도 잘 구현해놨다. 영국 경찰들도 소소하게 그려놔 그 당시 상황을 재현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The Beatles, On The Rooftop.jpg

 

 

그러나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이유는 조금 부정적인데, 비틀즈의 연도별 스타일 변천사를 그려놓은 작품 말기에 오노 요코를 존 레논 뒤에 숨겨 그려놓은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만약 비틀즈의 혼란에 대해 비판 혹은 표현하고 싶었다면 이해가 가지만 굳이 멤버가 아닌 오노 요코를 왜 그려넣은 것인지 납득이 잘 가지 않았다.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 전시회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이 전시회를 모두 돌아본 후기를 한 줄 요약하자면,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고 온 것 같았다.

 

맥스 달튼의 시야에서 다른 예술은 어떻게 보이는지 그림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의 아주 섬세하고도 치밀한 묘사력에 감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나처럼 문화예술을 좋아하여 다양한 작품들에 관심이 많다면, 군데 군데 숨겨져있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이 전시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은 2022년 12월 9일부터 2023년 10월 29일까지 연중무휴로 관람 가능하다.

 

꿈의 세계를 체험하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라는 바이다.

 

 

 

[아트인사이트] 명함_컬쳐리스트.jpg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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