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을 헤쳐가는 문장, 신의 문장술

고민을 줄이는 방법
글 입력 2022.11.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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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책장을 살펴보니 작법서가 더러 보였다. 생각보다 나 작법에 집착하고 있구나? 그때 깨달았다. 가끔 책장에서 책을 모두 꺼내는 습관이 있는데, 마치 블로그에 포스팅한 책 관련 글을 훑는 것처럼 지난 책들을 둘러본다. 일독한 책도 있고 재독한 책도 있다. 최근에 구매한 책을 보니 주로 작법 책이었다. 대화나 말, 글에 관한 그런 책도 포함해서. 그런데 지금 읽은 책도 작법 책이었다. 그런 책 중 하나겠구나 싶어 읽었는데, 조금 방향이 달랐다. 좀 더 현실적이었다. 보통의 작법서는 하는 방법에 대해 논하고 글감을 주로 다루지만, <신의 문장술>은 글쓰기의 장벽 없이 ‘다’ 써볼 것을 강조한다. 나 또한 글을 쓰면서 느꼈던 가장 중요한 점은 완성할 줄 아는 끈기였다. 책은 이런 끈기를 갖기 위해 쓰는 사람이 가져야 할 시작점부터 함께 한다. 이런 현실적인 조언을 담게 된 이유는 그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민을 줄이는 방법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문제를 당면한다. 운 좋게 피해 갈 수도 있고, 나 대신 총대 메고 해결할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롯이 나 혼자 해결해야 할 때도 많은데, 정답이 없다. 문제도 다양하고 문제를 마주한 사람의 스펙도 상이하다. 결도 상황도 미세하게 다르다. 절대 똑같을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작은 문제도 한없이 복잡해지고 해결할 수 없는 눈덩이처럼 부풀어난다.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흔한 직장인으로 무한의 굴레 속에서 그 나이 때에 느낄 법한 고민을 하고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렸다. 비전을 찾아 어떻게든 커리어를 챙기려는 마음과 비례하여 나의 실력을 키우는 것. 이 한 문장을 위해 무수히 많은 시간과 노력,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이를 더 슬기롭게 하기 위해 작가는 글쓰기를 택했다. 이것은 나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글쓰기로 삶의 마인드 또한 바꿀 수 있었다.


 

나는 글쓰기로 많은 고민을 없앨 수 있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쓰는 행동은, 머릿속에 구체화되지 않고 막연하게 있는 사고와 감정을 말이라는 그릇에 담는 변환 작업이다.

 

42쪽, 사고나 감정을 언어로 변환해서 정리하면 편해진다.


 

고민을 쓸 때는 막연하게 나열하지 말고 ‘고민을 줄인다’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나서 맞서도록 하자. 자신의 말로 고민을 분해한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쓰는 것이다.

 

93쪽, 세계관이 확립되면 고민이 쉽게 정리되는 이유

 

 

자기 자신에게 설명의 책임을 다하면 납득하고 몰두할 수 있게 되고 배움의 효과도 극대화 된다.

 

109쪽,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정답이 바뀐다.

 


고민의 정답은 최선만 있을 뿐이다.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경험을 얻고 그다음을 위한 최선의 동력을 얻는다. 글쓰기는 선택의 시뮬레이션을 가시화하여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가는 이를 직접 체감했고, 그에 대한 경험을 책에 서술하였는데, 경험과 섞거나 도식화한 방법론을 직접 보여준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하고 글로 써서 표현하고, 글을 요약하여 고민을 줄여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보며 마주한 문제도 직접 해결하며 동시에 글쓰기도 훈련한다. 고민 없는 삶은 없다 보니 소재가 떨어질 일도 없다. 어디서나 글은 쓸 수 있다. 꼭 플랫폼에 공개할 필요도 없다. 쓰고 버리면 된다. 작가가 추천하는 방법이다. 복잡한 문제도 아주 간단해지는 요술을 부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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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혹은 초심


 

작가는 20대 후반 무렵, 일본의 어느 영업 사원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 또한 직장인이며, 어느 시대던, 나라던 직장인의 삶은 비슷하더다. 그 또한 자신에 대한 고민, 업무적 스킬, 더욱 자기 삶이 나아지기 위한 여러 걱정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했고 공감이 아닌 해결을 위해 행동이 필요했다.

 

나눈 글쓰기 덕분에 어둑한 갈림길에서 안개가 조금씩 걷혔다. 혹은 야맹증을 극복한 기분? 불빛이 옅을지라도 길이 열렸다. 글은 내 성정을 차분하게 만들었고, 긍정의 힘을 일으켰다. 이는 완벽하게 나를 다루진 않았어도 차도가 보였다. 이는 보고서든, PPT든, 아니면 대화든 어디에서나 효과가 나타났다. 명확한 의도를 가진 문서를 만들었고, 쓸모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며, 인내심을 키웠다.

 

그동안 나는 글쓰기 일환으로 일기를 쓰며 doing에 집중했는데, 내 속에 문제를 쌓아두기만 했더라. 원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매너리즘에 빠진 글을 종종 볼 때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했지만, 일과에 치여 다시 매너리즘에 봉착했다. 그런 의미로 <신의 문장술>은 내가 다시 글쓰기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고민을 나열하지 말고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고하고 손으로 낙서할지라도 직접 써보는 것. 그러다 보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신의 문장술>은 어떻게든 삶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혹은 글쓰기 매너리즘에 빠진 현대인에게 생각과 행동을 가볍게 만드는 용기를 준다.

 

물론 나도 아직 이상적인 모습에 도달하진 못했다. 다행히 글쓰기는 과정을 버티는 힘이자 동기부여로 여전히 작용 중이다. 작가 후미코 후미오는 그로부터 20년 동안 글쓰기를 이어왔고, 영업 사원에서 현재 글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됐다. <신의 문장술>은 도입부터 나의 상황과 같은 것이 그 다음 장을 더욱 기다리게 만든 책이었다. 만약 글자 하나를 제대로 소화할만한 시간이 없다면 당장 7장을 권해본다. 글을 쓸 때마다 막혔던 이유가 명쾌히 정리됐다. <신의 문장술>운 단순히 글을 쓰기 위한 작법서가 아니다. 삶을 헤쳐 나갈 문장을 직접 만들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20년 글쓰기가 농축된 책이다. 글쓰기 스킬을 얻기 전에 가장 탄탄해야 한 코어를 더욱 강화하는 책으로 몇 개월 바짝 노력하는 동기가 아니라 앞으로 몇십 년을 버텨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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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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