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누군가의 100살 생일파티에 초대받는다면 -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생일선물을 내가 받아버린 곳
글 입력 2022.11.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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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기껏해야 중학교 때 이후려나. 그런데 그 생일파티 주인공이 100살이다. 게다가 젤리.


정확히 말하면 하리보 할머니·할아버지의 100주년 생신파티에 초대받은 것이다. 생신잔치가 인사동에서 열린다고 하니 장소 선정도 꽤 기가 막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붐볐다. 생신파티를 줄 서서 들어가야 한다니. 하리보 할머니...인기 짱이신데요.


전시는 기념품 가게를 제외하고 총 8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리보리안의 방, 컬러풀 트랙, 골드베렌의 거울, 야생젤리보호구역, 하리보 스퀘어, 원더풀 카니발, 메가파티 스테이션, 골드베렌의 컬렉션. 입장 시에는 전시 관람을 위한 어플을 설치해야 하는데, 꼭 설치한 후 자신만의 하리보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 우스꽝스러운 장식을 뒤집어쓴 이 작은 곰모양 젤리가 생각보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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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디자인한 하리보 젤리

 

 

하리보리안의 방을 지나치면 여러 색깔의 트랙이 겹쳐진 하리보 동굴이 있다. 전시에서 사진을 남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여긴 예외다. 무조건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좀 기다렸다 사진을 남겼다.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았다. 실제 하리보의 방처럼 꾸며진 곳곳에는 하리보 비행기, 하리보 쿠션, 하리보 담요 등 아기자기한 물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차범근 축구 감독, 영국의 해리 왕자, 케이트 왕세자비 등 유명인들이 하리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 있다. 일명 ‘하리보리안’. 전시 내내 아이들의 호기심 담긴 손가락들이 물품을 건드리고, 불안한 눈빛의 스태프들이 아이들을 저지하고 있었다. 나는 가끔 조심스럽게 뻗은 아이들의 손이 무엇인가를 만지고 돌아오는 것을 몸으로 가려줬다.


야생젤리보호구역은 하리보 젤리의 일생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해놓은 곳이었다. 어두운 열대우림처럼 구석구석에서 자라고 있는 풀 사이를 스크린 젤리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기본으로 깔린 소리 외에 아이들이 공룡 하리보를 보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있어 조금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이후 하리보가 진짜 ‘젤리’로 태어나기 위해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갔는지 알려주는 퀄리티 랩에는 박제(?) 되어 있는 여러 젤리들이 전시되어 있다. 독일에서 먹어봤던 젤리들도 보였다. 맛있었는데. 입구에서 나눠준 한국형 젤리가 조금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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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표정을 고수하던 내 포커페이스가 무너진 곳은 구미팡팡.


어른들이 더 신난 놀이터였다.


대부분의 놀이터는 140cm 이상은 이용할 수 없으며 많이 쳐줘야 13살 이후의 아동 이외는 이용 금지니까. 그러니까 어른은 접근금지라는 소리다. 마음껏 내 몸을 공중에 띄우거나 젤리를 잡는 게임 같은 것을 합법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곳은 너무도 적다.

 

아이와 함께 올라간 방방에서 어머니들이 어쩔 줄 몰라하며 웃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났다. 마스크로 가리기에는 큰 웃음들이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이상하게 웃음이 삐져나온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방방을 뛰는 동안 나와 J는 마치 거기 우리만 있다는 듯 힘껏 발을 굴렀다. J가 발을 구르면 내가 더 높이 뛰고 박자가 맞지 않으면 둘 다 바닥을 구르고. 계속해서 킬킬 웃음이 났다.


우리는 땀에 흠뻑 젖어서 터덜터덜 기념품 가게로 내려왔다. 젤리부터 틴케이스, 컵, 모자, 옷 등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굿즈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갖고 싶은 건 많았다. 그러나 어른의 지갑은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면 열리지 않는다. 겨우겨우 변명을 붙여 산 녹색 하리보 마그네틱을 손에 쥐고 나는 놀이터, 아니 하리보의 생신파티에서 퇴장했다.


혹시 눈 딱 감고 방방 한 번 뛰어보고 싶다면, 하리보의 생신파티에 가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기회는 2023년 3월 12일까지!


‘아이와 어른도 모두 같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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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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