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네 글자의 위력 [음악]

글 입력 2022.10.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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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POP 음악에는 ‘킬링 파트’가 대세이다. 여기서 말하는 킬링 파트란, 코러스에서 중독성 짙은 색감으로 반복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후크’와는 달리, 곡의 다양한 곳에서 짧은 순간에 강한 인상을 주는 파트를 뜻한다. 이러한 킬링 파트는 곡에 대한 이목을 이끌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이자 곡을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킬링 파트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많은 대중들이 곡의 제목 대신에 킬링 파트의 가사로 곡 제목을 착각하여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킬링 파트 자체로도 대중들의 머릿속에 해당 노래가 각인될 때가 많으며, 해당 파트를 담당한 멤버는 큰 화제를 일으켜 각종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해당 곡에 대한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여전히 해당 파트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곤 한다.


이러한 킬링 파트는 보통 3~5글자 정도의 구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보다 짧은 구절이라면 중독성은 짙어지겠지만 많은 의미를 담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며, 이보다 긴 구절이라면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곡을 대표하기에도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가장 좋은 길이는 네 글자라고 생각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마디를 채울 수 있으면서도 그 안에 전하고자 하는 감정만 실을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길이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모두가 인정할 만한 네 글자의 위력을 가진 노래를 몇 곡 소개해 보고자 한다.

 

 

 

국민 요정 탄생의 방아쇠 '약속해 줘' - 핑클 '영원한 사랑'


 

핑클 '영원한 사랑' MV

 

 

99년 5월 발매된 이 곡은 네 글자 킬링 파트의 원조격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징적인 노래이다. ‘핑클’하면 많은 사람들은 ‘약속해 줘’를 떠올릴 것이며, 심지어는 이 곡의 제목을 ‘약속해줘’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약속해 줘’ 파트가 올 타임 레전드 파트로 자리 잡은 것에는 안무의 영향도 컸다. 이 파트와 함께 새끼손가락을 올리는 안무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청순 걸그룹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이 짧은 구절에 담아낸 많은 것들은 핑클에게 ‘국민 요정’이라는 칭호를 선물해 주었다.

 

 

 

킬링 파트 유행의 서막 '널 좋아해' - 위너 'REALLY REALLY'


 

위너(WINNER) 'REALLY REALLY' MV

 

 

2017년 4월 발매한 이 곡의 킬링 파트 ‘널 좋아해’는 처음으로 매체에 ‘킬링 파트’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통용된 계기가 되었다. 작곡을 맡은 강승윤은 이 파트를 김진우의 음색을 고려해 만들었다고 하며, 이러한 전략은 완벽히 적중하였다.


‘널 좋아해’ 파트가 대중들의 열렬한 인기를 얻자 우스갯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가수의 이름을 모른다면 그것은 위너의 노래이다’라는 말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이 파트를 맡은 멤버 김진우의 인지도 역시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널 좋아해 걔’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며, 이 곡의 킬링 파트는 노래의 인기와 더불어 그룹의 위상과 멤버의 인지도까지 높아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 맘대로 살 거야 '말리지 마' - 있지 '달라달라'


 

있지(ITZY) '달라달라' MV

 

 

‘아이브(IVE)’로 대표되는 자기애 콘셉트와 ‘뉴진스(NewJeans)’로 대표되는 하이틴 콘셉트. 현재의 걸그룹 사조를 대표하는 콘셉트가 한순간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있지(ITZY)’의 데뷔곡 ‘달라달라’는 이 두 가지 콘셉트를 적절히 섞어 당시 절대적이던 ‘청순’과 ‘걸크러쉬’ 콘셉트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괴물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이 곡의 킬링 파트인 ‘말리지 마’, 이 네 글자에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는 당돌한 외침이었다. 훗날 해당 파트를 담당한 멤버 예지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언급하길 이 파트의 레퍼런스는 ‘지코’였다고 하며, 이로 인해 음악을 들어보면 신세대만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그대로 묻어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영원히 기억될 우리들의 '태권미인' - 아이즈원 'Panorama'


 

아이즈원 'Panorama' MV

 

 

아이즈원의 마지막 활동곡 ‘Panorama’를 들어보면 작업 과정에서 킬링 파트에 상당한 힘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곡의 캐치프레이즈인 ‘Shoot! Take a panorama’부터 마지막 메시지인 ‘영원히 기억해 약속’까지, 곡이 진행되는 내내 킬링 파트적 색채감이 뚜렷한 구절이 쉴 새 없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파트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했는데, 2절 Verse에 나오는 최예나의 ‘Take On Me’ 파트이다. 이 역시 중독성 짙은 멜로디와 안무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고, 최예나는 해당 파트 가사와 발음이 비슷한 ‘태권미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각종 매체의 각광을 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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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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