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람의 양면성을 생각하며, 책: 오징어 게임 심리학

글 입력 2022.08.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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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주변에서 많이 봤던 드라마라 나도 그 당시에 재빠르게 넷플릭스로 봤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 중 가장 기억났던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게임'이었다. 중간중간 "안돼. 그만해."란 말을 외치면서 보기도 했고 마지막에 기훈의 선택에 답답함을 가지면서도 시즌 2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엄청난 파급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신인으로 출연했던 배우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봤고 그 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가 가진 표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봤고 사랑받은 드라마였던 것 같다.

 

그 오징어 게임의 심리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신기했다. 사실 작가가 아닌 이상 캐릭터의 모든 심리를 알기는 어려울 텐데 해외 심리학자가 우리나라 드라마를 분석했다고 하니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 인물을 심리학이란 학문으로 어떻게 접근했을지도 나에게는 궁금증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선한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 흠이 없는 것은 아니다. - 43p.

 

 

모든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면서 느꼈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인간의 양면성을 하루하루 느끼고 있었고 타인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히 어렵기도 하다.

 

일상에서는 인간의 양면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도 유독 드라마, 영화, 책을 볼 때 주인공의 실수를 답답하게 보고, 그들에게 무엇인가 결점 없고 완벽한 모습을 요구할 때가 많다고 생각했다.

 

가장 약하고 착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 일남이 게임의 주최자였던 것은 엄청난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눈치 빠른 관객들은 그가 죽을 때 시체가 나오지 않았기에 그를 수상히 여기기도 했다. 모든 캐릭터의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기보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더 입체적이고 인상 깊었던 것 같다.

 

한 사람만 나쁘면 그 캐릭터를 욕하면 될 텐데 사실 그럴만한 캐릭터는 없었다. 덕수 역시 짜증 나는 캐릭터였지만 그들의 부하에겐 살려는 동아줄이었을 수도 있고 미녀 역시 얄밉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최고의 복수를 해줬기에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것처럼 오징어 게임에서 다룬 인물들은 모두 다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착하기만 한 사람은 없고 각자의 목적에 의해 이득을 취하려고도 하고 때로는 상대를 배려하기도 한다. 정해지지 않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각들을 가졌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 속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보였던 것은 아닌가 싶다.

 

나만 해도 모두에게 완벽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나 역시 가족에게 실수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내가 별로인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보면서 '맞아. 인간은 그만큼 다양함을 가지고 있지.'라는 생각도 캐릭터를 곱씹으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스스로 가면에 갇혀 '가짜 자아'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면, 도움과 함께 압박을 가하는 가면을 벗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 p.96

 

 

어릴 때 나는 내가 지나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가짜 자아를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어려워하는 분야에 흥미가 있는 척을 하고 내 마음을 애써 외면하고 나답지 않게 살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이상을 원하기만 할 뿐 현실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 가짜 자아에 대한 허물을 벗고 솔직하게 내 스스로를 바라보니 한결 편안하고 마음에 드는 내 모습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변화한 나를 보니 나는 앞으로도 내 자유의지로 솔직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상우가 주변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신경 쓰게 했던 그 가면을 일찍 벗었다면 스스로를 바라보는 게 비참하고 힘들었겠지만 훨씬 더 마음 편하게 살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은 누구나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 그저 그런 게 인간이다. - p.203

 

 

이 책을 읽으니 오징어 게임은 인간의 추악한 모습부터 선한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현실적이기도 하고 적나라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수만 가지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인간인데 왜 나는 캐릭터들의 도덕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바라봤던 것일까? 물론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 역시 인간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해심을 더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훈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자기가 생각하는 정의를 생각하며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떻게 스토리가 전개될지 몰라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드라마로 봤던 인물들의 심리와 인간의 특징을 책으로 읽다 보니 더욱 재미있었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아닌 실존하는 인물처럼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만큼 인간의 본성이 잘 드러나 있는 드라마였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좋아한 사람들은 책도 읽어보면 좋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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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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