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에 빠지고, 마법에 머물기를. [음악]

하현상이 이야기하는 ‘사랑’의 감정
글 입력 2022.06.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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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靑春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아티스트 하현상이 지난달 30일 디지털 싱글 ‘Living the moment of love’로 돌아왔다. ‘사랑의 순간’을 살아간다는 앨범에는 여름의 열기를 청량하게 씻어줄 노래 ‘MAGIC’과 서늘한 여름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밤산책’이 담겼다.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느낍니다.”라는 앨범 소개 문구를 기억하며 하현상이 이야기하는 사랑을 함께 음미해보자.

 


하현상1.jpg

 

 

안녕 우리 그때가 마지막이었나

두 눈에 가득 담겨 있던 사랑의 노래가

지난 우리 그때가 소중했었던가

마법에 빠진듯했었던 추억이 있었나


타이틀곡 ‘MAGIC’은 밝고 경쾌한 멜로디와 안녕, 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듯한 가사로 시작한다. 여기서 인사를 건네는 대상은 누구일까. 과거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 같기도, 과거 그 자체인 것 같기도 하다.


전체 가사를 보면 과거에 사랑했던 상대와는 이미 헤어진 것처럼 보인다. 상대와의 마지막 순간이 싸우며 끝났을지, 담담히 이별을 고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좋은 감정으로 남기엔 힘든 기억일 거다. 그런데도 화자는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며 그 기억이 소중했고, 마법에 빠진 듯했다고 말한다.


I feel  the love 순간을 안고 있어

그 시절 속에 내가 더는 없대도

마법에 머물길


사랑했던 그 순간의 감정에 머물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같이 녹음하는 세션 분들에게도 “첫사랑을 겪은 중학생처럼”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끝을 아는 이야기일지라도 그 시절 속에서 내가 겪은 감정을 노래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시절에 내가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경험한 감정이니까.

 




 

뮤직비디오에서는 학창 시절에 음악에 관심을 가지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평범한 회사원이 된 인물이 나온다. 퇴근하는 그는 다리가 없는 유령의 모습으로 표현이 되다가 노래하는 한 소녀를 따라가며 다리가 생긴다. 과거의 감정에 흠뻑 빠질 때에 비로소 살아난다는 비유 같았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컴백 라이브에서는 이번 앨범의 사랑은 어떤 결인지 묻는 말에 “사랑은 다양하기에 넓은 의미의 사랑, 사람 대 사람의 사랑, 인류애적인 사랑과 작은 사랑도 담으려고 했다”고 답한 바 있다. 뮤직비디오의 처음과 끝에도 지구가 나오는 걸로 보아, 과거에 사랑한 사람, 물체, 혹은 실체가 없는 것까지도 대입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를 음미할 수 있지 않을까.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되는 뮤직비디오를 보자 비슷한 형식의 ‘3108’ 뮤직비디오가 생각났다. 두 노래 모두 ‘과거의 순간’이 키워드인데, 당시 인터뷰에서 “저는 늘 음악을 통해 과거를 얘기하곤 해요. 돌아가고 싶은 옛날을 얘기하곤 하죠. (중략) 요즘 드는 생각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2019년엔 페스티벌도 많았고, 가을 하늘 높은 한강에서 공연도 했는데… 그땐 그게 소중한지 몰랐어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참가한 2022 피크 페스티벌에서 ‘MAGIC’을 선보였는데, 이 인터뷰를 기억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과거의 순간이 소중함을 깨달았기에 다시 돌아온 순간을 만끽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람도 스쳐 지나가는 말도

모두 새겨 놓고

그래서 나

또 하루를 걷는다

자꾸 일렁인다

널 따라 걷는다

그래 또 나는 이 거리를 기억에 새긴다


여름은 그리 좋아하는 계절이 아니다. 습하고, 덥고, 끈적하고, 벌레도 많고. 그러나 여름밤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소위 해질녘이라고 부르는 시간을 정말 좋아한다. 강렬한 해가 지면서 더위에서 해방되고, 적당히 어둡고 바람이 솔솔 부는 날씨를 느끼면 그 시간을 사랑하게 된다.


한여름이 아무리 덥더라도 기억 속의 희미한 청량함이 그 더운 계절을 푸르게 미화하고, 그리워하게 만든다. ‘밤산책’은 그런 여름밤의 서늘함을 뇌리에 새기는 듯한 노래다.


우리는 내가 주인공인 삶 속에서 지난 챕터를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한 이야기의 끝이 초라했더라도 그 끝을 향해 힘차게, 혹은 쉬어가며 달렸던 순간들은 모두 소중하다.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보면 과거의 감정들은 모두 날아가고 결과만이 남을 때가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지나가는 매 순간을 들여다보고 마법 같은 순간의 감정에 흠뻑 빠져보자.

 

 

* 참고 기사: 이데일리, 그 누구도 아닌, 아티스트 하현상 [음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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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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