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은 자유야 -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

글 입력 2022.05.2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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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는 1893년의 스페인 출생의 화가로,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로는 야수주의와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당대의 예술사조들의 영향을 모두 받았으나, 수년에 걸쳐 자신만의 화풍을 정의하고 특유의 상징적 모티브를 구축하며 독특한 우주론을 표현했다.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부정하는 그의 방식은 미술가들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쳤다.


호안 미로의 예술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선 전시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동시대를 살았던, 같은 나라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전은, DDP에서 많은 이들을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열렸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전시였다면, 마이아트뮤지엄의 호안 미로전은 그리 많지 않은 작품 수에도 불구하고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명 작가의 개인전은 한 작가의 작품을 어떤 내러티브에 맞추어 전시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애에 맞추어 전시할 수도 있고, 작가의 작품관에서 중요한 키워드에 맞추어 전시할 수도 있다.

 

중요한건 작가의 예술관을 얼마나 일관적으로 잘 보여주는가와,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걸 놓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이아트뮤지엄의 호안 미로전은 두가지 모두를 놓치지 않았기에 좋은 전시라고 느꼈다.


호안 미로의 작품에서 중요한 상징 세 가지는 여인과 새, 그리고 별이다. 이 세 가지는 미로의 작품에 빈번하게 등장한다. 미로에게 여인이란 단순히 생물학적 여성성만을 의미한다기보다는, 하나의 우주이자, 생명력과 창조성의 상징이다.


 

“내가 ‘여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피조물로서 여자가 아니라 우주를 말한다.”

 

- 1977년 조르주 라이아르와의 인터뷰에서 발췌

 


호안 미로의 작품에서 여성은 회화 작품에서 흔히 많이 보이는 나체의 모습이 아니라, 검은색 선의 대담한 필체로 표현되어, 곡선의 유연함과 동시에 강한 에너지를 가진 모습으로 표현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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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인과 새들)

 

 

“새는 우주를 날아다니며 우리를 속세로부터 자유롭게 하며 환상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그의 그림에서 새는 지상과 천계를 오가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자유의 존재이며, 별은 자연과 우주의 세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그의 작품의 주요한 모티프를 이해한다면 그의 작품을 쉽고 재밌게 감상해볼 수 있다.


사실 음악 쪽을 전공하는 내게 호안 미로의 그림은 악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 “댄서”처럼 직접적으로 쉼표와 음자리표 등의 음악적 모티프가 등장하는 그림이 있는가 하면, 그의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다양한 기호들은 음악의 음표와 쉼표 등의 기호와 유사하게 보인다.

 

또한 기호들의 배열은 멈춘 회화에서 동적인 리듬감을 느끼게 해주기에 ‘음악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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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 1969)

 

 

미로는 실제로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미술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예술 분야에 폭 넓은 관심을 가졌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문학, 그 중에서도 시와의 연관성을 엿볼 수 있었다.


미로는 회화와 시를 구분짓지 않는다. 그림에 직접 손글씨로 시의 구절을 적어넣는가 하면, ‘시’라는 제목을 가진 회화 작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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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는 음악에서 특정 기호가, 문학에서 특정한 언어가 어떠한 의미를 담아내듯, 색과 형상에 그러한 의미를 담아낸다. 미로는 예술에 경계를 짓지 않는다. 그의 회화는 곧 한 편의 시이고, 한 편의 음악이다.


이번 전시를 보고서, 호안 미로는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본질을 평생동안 표현한 작가라고 느꼈다. 내가 생각하기에 예술은 자유이고, 놀이이다.


미로는 관습적인 표현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어내며, “2+5=7”이라는 수학 공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치있게 표현하는가하면, 이미 누군가가 그린 그림 위에 새로이 자신의 그림을 더하기도 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오브제를 거침없이 더하고 변형시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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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로의 작품을 보는 데에는 특정한 미술사적 지식을 알 필요도, 작품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느라 머리를 싸맬 필요도 없다. 정해진 답이 없는 그곳에선 모든 것이 예술이 되고,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

 

호안 미로의 작품세계를 통해 무한한 창조의 자유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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