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생일 축하해 [사람]

따뜻하게 당신을 안아주는 마음
글 입력 2022.05.2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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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나의 생일이었다.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때로는 화려한 생일을 맞이하기를 기대하기도 했고, 때로는 조용히 지나가는 생일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번 생일은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들썩거렸다. 이미 생일을 핑계로 좋아하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많이 만나서 그랬나, 생일이 기다려졌다. 생일을 핑계로 조금은 낯간지러운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고맙고 또 초심을 다지게 되는 하루였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의 생일이 마땅히 돌아온다는 일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또 축복받아야 할 날인지 느끼고 있다. 가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의 인생이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때로 슬픔 속에서 배운다. 그래서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그 말이 어느 새부턴가 점점 특별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를 축하해 준 사람들의 삶을 그만큼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복하고 싶었다. 각자에게 생일 축하가 갖는 구체적인 의미는 다를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결국 우리가 잊고 살기 일쑤인 비슷한 진심이 깔려 있을 테니까. 당신들의 인생이 얼마나 축복받아야 마땅한 일인지 조금이라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태어나서 실현할 수 있는 가치에는 분명 그들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기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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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때까지 생일은 좋으면서도 불편하기도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이 담긴 축하와 가볍지 않은 선물을 받을 때면, 이렇게 내가 챙김을 받을 만큼 가치 있던 사람인가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이만큼의 마땅한 사랑을 베풀었는가 고민했다. 대부분의 경우 아마 내가 주는 마음보다 상대의 마음을 조금 더 크게 받아들였기에, 생일이 어딘지 불편하게도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주려고만 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잘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매년 조금씩 배우고 있다. 편한 것과 고마움을 모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할 때 그만큼 돌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결코 하지 않듯, 누군가가 나를 축하하는 마음을 순수한 그대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마냥 기쁘게 누군가의 축하를 받을 줄 아는 마음이 오히려 상대에게 가장 고마움을 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새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인생에서 얼마나 든든하게 함께하고 있었는가 돌아보는 하루였다. 그리고 그 모든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나는 그만큼 부모님께는 잘하고 있는가도 돌아보았다.

 

생일은 사실 그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감사를 전해야 하는 날이 아닌가 싶었다. 축하받을 수 있는 생일이라는 그 시간, 생일을 내 인생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시고 그 모든 시간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뻔하디뻔한 그 말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낳아주셔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늘어놓는 내가 부모님께 잘하고 있냐 하면......이하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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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생일이 뭘까, 생일을 축하하는 문화는 어디서부터 생겨난 것일까 하는, 이 모든 문화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는 말 한마디는 생각보다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 누군가의 ‘탄생’을, 그렇게 그 사람이 걸어온 시간과 걸어가고 있는 시간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사람의 실존 가치를 그 자체만으로 기꺼이 긍정하고 축하하며 축복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심지어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 누군가의 생일을 조건 없이 축하하고 축하받기도 한다. 누군가의 존재를 축하하는 문화가 이렇게 흔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은 꽤 긍정적이고 따뜻한 삶의 단편이 아닐까. 생일 축하한다는 말은 그리 힘든 말도, 낯간지러운 말도, 무겁게 느껴지는 말도 아니기에 우리는 누군가의 생일을 기쁘게 기꺼이 축하한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따뜻하게 당신을 안아주는 마음의 순수함이 소중하다.

 

그래서 이번 생일이 기다려졌나 보다. 얼른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어서. 이를 계기로 서로를 사랑하는 초심을 다시 기억하고,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언제나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싶어서. 생일은 당연하게 돌아오지 않는다. 생일은 축하받아 마땅한 귀한 날이다.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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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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